정구평 옥천군선관위 지도홍보주임

어느덧 찬바람이 옷깃을 동여매게 하는 겨울이 찾아왔다. 올 겨울 대한민국은 큰 행사를 벌이게 된다. 바로 우리나라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20년마다 찾아오는 선거의 해이다. 이미 지난 4월 총선으로 300석의 국회의원이 결정되었다.

총선의 열기는 뜨거웠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하여 기존 오프라인을 이용한 선거운동에 온라인 선거운동이 더해짐과 함께 여·야 모두 총선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아래 대권주자의 움직임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대선은 총선보다 사이버 선거열기가 더욱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오프라인 시절 선거운동이라 하면 선거운동 기간에 한시적으로 유권자를 찾아다니는 선거운동이 거의 전부였지만 올 총선을 앞둔 시점부터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라면 후보자든 유권자든 누구나 선거일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사이버 공간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었다.

정보화라는 시대의 흐름을 선거제도에서도 수용한 것이다.

모바일이 급속도록 퍼지면서 우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실시간으로 세계 곳곳의 모든 정보를 쉽게 자기손 안에서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파급력 때문에 사이버 선거문화를 건전하고 깨끗하게 가꾸는 일은 더 없이 중요해졌다.

이렇듯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사이버 선거문화에 있어 우선 장점으로는 후보자 입장에서 살펴보면 개방된 사이버 선거운동으로 인하여 돈이 안 드는 선거로 전환될 수 있다. ·공간 제약이 없는 선거운동이 가능하며, 유권자와의 자유로운 소통도 할 수 있다.

유권자는 오프라인 시절보다 후보자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으며, 후보자에게 의사전달을 쉽게 할 수 있고, 자유로운 투표참여 독려로 투표율 또한 높일 수 있다.

후보자나 유권자나 사이버 선거의 장점을 잘 알고 활용한다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사이버 특성상 익명성에 따른 비방·흑색선전 행위다. 비방·흑색선전 수위가 높아지며 심지어 후보자 사칭 및 명의 도용까지 그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공공연한 비방과 허위사실을 유포시킬 창구로 활용하는 사이버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상대방에 대한 욕설과 비방 및 허위사실 공표는 언어폭력을 넘어 명예훼손에 이른다. 연예인중 일부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폭력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고 있다.

비단 연예인 뿐 아니라 선거에서도 후보자나 유권자가 언어폭력을 당한다면 마찬가지 결과가 초래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대면할 필요가 없는 사이버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비방과 흑색선전을 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공직선거법상 강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고, 선관위는 사이버선거부정감시단과 사이버선거지킴이를 운영하여 실시간 예방·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제도적 제지로 사이버의 폐단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근본적 해결책은 우리 마음가짐에 있다.

중국의 위대한 성인 맹자는 경인자인항경지(敬人者人恒敬之)라고 했다.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자신도 공경을 받는 다는 뜻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의를 지킬 때 상호비방과 흑색선전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한민국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점점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 온라인은 유권자, 후보자 모두에게 선거와 관련하여 반드시 활용해야 할 중요한 공간이다. 그 공간에 비방과 허위사실이 난무하면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선거문화를 꽃피울 수 없다.

비방이 아닌 비판, 허위가 아닌 진실이 오가는 사이버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공경과 존중의 마음가짐을 갖고 사이버 선거열기에 동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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