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이 막바지 고비를 맞은 21일 단일화 방식, 여론조사 문항 조율, '(문 후보) 맏형론' 등을 놓고 공방전을 이어갔다.

지난 6일 두 후보의 전격 회동으로 '아름다운 단일화'를 다짐하며 단일화 협상이 시작됐지만, 양측이 유불리를 철저히 계산하며 때로는 이전투구 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양측은 단일후보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적합도' 또는 '지지도'를, 안 후보 측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대결'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비춰 자신들에게 유리할만한 문항을 고집하는 것이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A와 B라는 직접 비교 대상을 C라는 간접비교대상을 통해 측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는다. 역선택을 방지할 방법이 없는 것도 치명적 문제"라며 안 후보 측 선호안을 비판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본선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안 후보와 박 후보가 맞붙으면 '과거로 돌아가냐, 미래로 가느냐'는 시대정신을 잘 표현할 수 있어 국민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입장차로 논의가 중단된 `공론조사'에 대한 이견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안 후보 측은 양쪽 지지층(문 후보 측은 민주당 대의원, 안 후보 측은 펀드 및 후원금 참여자)을 대상으로 한 공론조사를 제안했고, 문 후보 측은 지역·연령·성별로 표본을 모집하는 `아웃바운드'식 공론조사를 역제안했다.

문 후보 측 이인영 위원장은 "패널구성이 형식적으로 100대 100인 것 같아도 내용적으로 135대 65라는 노림수 같은 게 있어 보인다"며 "패널 구성 자체가 공정하고 균형을 취한다면 그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협상단이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문 후보 측이 `지지층 대상 공론조사'를 사실상 거부한 데 대해 "문 후보는 공당의 후보라는 점을 많이 말했기 때문에 당원이나 대의원 중에서 샘플링(표본추출)하는 것에 문제 제기하는 건 당원을 스스로 믿지 못한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가 내세우는 '맏형론'에 대해서도 양측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문 후보 측 이인영 위원장은 "안 후보도 맏형다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면 된다"며 "통 크게 단일화 협상에 임하는 정신을 '허풍떠는 정신'으로 폄하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통큰 양보'를 한다면서 실제로 양보한 게 뭐가 있느냐"며 "맏형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라"는 입장이다.

양측이 합의한 단일후보 결정 시한(후보등록일인 25~26일)을 불과 5일을 남겨놓은 상황이어서 '협상 지연'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단장은 "진정성 있게 주고받았으면 좋겠는데 어제도 협상장에서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대체 누가 결정하는 건지, 협상팀은 재량권이 없는 모양인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협상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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