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하위 4팀 구슬땀

올해 프로야구 가을 잔치에서 소외된 하위 4개 팀이 내년 마지막에 웃겠다는 각오로 마무리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각각 일본 오키나와, 가고시마에서 뜨거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는 경남 진주와 충남 서산에서 단내나는 훈련으로 내년을 준비 중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하나같이 지옥훈련으로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NC 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하는 내년부터 포스트시즌 경쟁이 더 불을 뿜을 것으로 보여 하위권 탈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의 서산 2군 전용구장에서는 소리가 그냥 터져 나온다.

독수리 유니폼을 입고 8년 만에 현역에 돌아온 우승 청부사김응용(71) 감독은 추운 날씨에도 온종일 선수들을 지켜보며 노익장을 뽐내고 있다.

김 감독은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는 각오로 하루 8시간 이상 맹훈련을 진두지휘하며 개혁의 첫 걸음을 뗐다.

외부에서 FA를 데려오겠다던 약속을 한화 구단이 저버린 터라 전력을 끌어올리는 길은 오로지 훈련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이강철 수석코치 체제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 넥센은 가고시마에서 28일 훈련을 마친다.

김영민, 장효훈, 강윤구, 한현희 등 넥센 마운드를 책임질 기대주들은 한국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이름을 날린 이강철 코치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염 감독은 체력·전술 훈련을 병행하면서 넥센의 미래인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야구 철학을 알리고자 열성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규리그 5위로 시즌을 마친 KIA는 코치와 선수 포함 마무리 훈련 선수단을 50명이나 꾸려 지난달 17일 오키나와로 떠났다.

5일 훈련 하루 휴식 일정으로 이달 말까지 45일간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선동열 KIA 감독은 주전·비주전 할 것 없이 선수 전원이 참가한 이번 캠프에서 옥석을 가리고 내년 시즌 운용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그는 양쪽 허벅지 햄스트링, 치루 수술로 국내에서 재활 중이던 이범호, 최희섭을 오키나와로 불러 직접 상태를 점검하는 등 전력 극대화에 승부를 걸었다.

마침 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호타준족김주찬을 영입하면서 선 감독은 어깨를 쫙 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시즌 내내 고전했던 선 감독은 김주찬의 가세로 테이블 세터진이 강해지고 주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IA타격 지도의 달인김용달 코치를 영입하고 올해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한 앤서니 르루, 헨리 소사 두 외국인 투수와 재계약을 추진하는 등 내년 비상을 위해 반 박자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주에서 1.5군 급 선수를 이끌고 차세대 주전 발굴에 나선 LG도 지난해와 달리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한다. 지난해에는 FA를 선언한 조인성·이택근·송신영을 모두 빼앗긴 바람에 새로 사령탑에 앉은 김기태 감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정성훈·이진영 두 집토끼를 지킨 데 이어 삼성 불펜의 핵으로 활약해 온 오른팔 정현욱을 잡아와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올해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잠실구장에서 자율 훈련 중이나 주전과 후보의 경계선에 선 선수들은 김기태 감독의 눈에 들고자 찬 바람을 뚫고 이번 캠프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집권 2년차인 내년에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하는 선동열·김기태 감독으로서는 올겨울 올인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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