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옥 취재부 기자
‘의수화가’ 석창우씨가 22일 청주를 찾았다. ‘수묵크로키’ 시연과 특강을 하기 위해서다. (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충북협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 석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고, 특강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장애인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 복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소기업의 전기관리자였던 석 화백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에서 전기관리자로 일하던 중 2만2900볼트의 전기 감전으로 어깨 아래의 양팔과 발가락 두 개를 잃었다.
양팔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어린 아들이 새를 그려달라고 부탁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는 석 화백은 이날 강연에서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장애라는 굴레에 가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장애라는 굴레에 가두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한다”는 석 화백의 말이 한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얼마 전 취재현장에서 만난 한 장애인과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 장애인은 “자신은 사회적 약자인데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보조금이 너무 적어 생활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석 화백보다 몸을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보였던 그 장애인에게 “일은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선이 코앞이다. 후보들은 여러 가지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고 그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장애인 복지’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장애인들에게 생활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복지를 실현하는데 치중했다면, 석 화백처럼 장애를 스스로 극복하고 장애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애인 복지’가 실현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