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테마주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하루만에 시가총액 1300억원이 증발했다.

26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 테마주로 거론됐던 38개 종목은 직전 거래일보다 평균 5.25% 하락했다.

특히 안랩과 미래산업, 써니전자등 핵심 테마주로 꼽혔던 9개 종목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안철수 테마주의 시가총액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총 1조8714억원이었던 것이 26일 장 시작 한 시간여 만에 1조7237억원으로 줄었다. 1477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장중 소폭 증가한 종목에 힘입어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조7416억원을 기록, 하루 동안 1천300억원이 빠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대표적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14.96% 떨어진 3만5250원에 마감했다. 대선 판도에 따라 요동치던 안랩 주가는 올해 초 기록했던 15만9900원(종가기준)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시가총액 1조원이 넘어가며 코스닥 시총 10위권에 진입했던 안랩은 시총 49위로(3530억원) 밀려났다. 안랩 시총은 전 거래일 대비 621억원이 줄었다.

다른 안철수 테마주인 써니전자와 미래산업, 우성사료, 솔고바이오, 다믈멀티미디어, 오픈베이스도 줄줄이 가격 제한폭까지 추락했다. 푸른기술(-13.42%), 대신정보통신(-8.29%), 휘닉스컴(-7.48%), 휴맥스홀딩스(-7.02%) 등의 하락폭도 컸다.

다만, 인포뱅크와 대성엘텍, 투비소프트, 한창 등 일부 종목은 오히려 0.18∼9.06% 올랐다.

대체로 `문재인 테마주'로도 분류되거나 정책 테마주여서 충격이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테마주 3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대선 테마주 열풍이 불어닥치기 직전인 지난해 6월1일 종가 기준으로 1조2571억원이었던 것이 최고 5조1034억원까지 4배 이상으로 급등했었다.

이후 금융감독 당국의 테마주 규제 강화 등 대책이 잇따르면서 대부분의 테마주는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지만 여전히 50%가량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증권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문제는 앞으로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올랐던 안철수 테마주들의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증권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감독 당국과 증권가 전문가들은 가능한 한 빨리 테마주에서 손을 털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실적과 무관하게 기대감만으로 움직였던 테마주가 폭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안철수 테마주의 주가 흐름은 앞으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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