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운영체계 '따로 또 같이 3.0' 내년 1월 시행

 

 

SK그룹은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포함한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각 관계사의 이사회에 전부 넘기기로 했다.

SK는 26일 오후 광장동 아카디아연수원에서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주요 관계사의 CEO와 사외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차 CEO세미나를 열어 그룹의 새 운영체계인 '따로 또 같이 3.0'을 확정했다.

SK는 구체적인 실행안인 '상호 협력방안 실행을 위한 협약서'를 채택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따로 또 같이 3.0'은 '100% 관계사별 자율책임경영'을 전제로 하되 그룹 단위의 경영은 관계사의 CEO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6개 위원회가 전담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각 사의 CEO와 이사회는 경영 관련 의사결정을 자율적으로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된다.

그동안 지주회사인 SK㈜와 협의를 해왔으나 앞으로는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주사인 SK㈜는 100% 자율적인 독립경영을 위해 각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지주사는 글로벌 신성장 투자, 신규사업 개발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업무를 중심으로 영역을 재편하면서 포트폴리오 관점의 경영 실적 평가는 계속 수행한다.

지주사의 주요 역할중 하나였던 관계사 CEO와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는 각 사가 참여하는 '인재육성위원회'에 넘기게 된다.

이 위원회가 검토해 각 사의 이사회에 전달하면 이사회가 확정하는 구조이다.

'따로 또 같이 3.0'이라는 방식에서 '따로'에 해당하는 이러한 내용은 최태원 회장이 관계사의 경영 의사결정과 CEO 인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K는 이와 함께 시너지 창출 등 그룹 운영의 객관적인 장점만을 살리는 '또 같이' 전략도 대폭 강화해 관계사 CEO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각 위원회가 전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07년 이후 운영해온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 등 3개 위원회 외에 인재육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의 3개 위원회를 추가했다.

SK는 지난 5월부터 추가되는 위원회들을 시험 운영했다.

각 위원회의 위원장은 CEO 또는 부회장급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참여는 자사의 이해관계를 기준으로 해 자율적으로 참여한다고 SK는 설명했다.

이는 독립 경영을 하는 관계사가 각 사의 성장뿐 아니라 그룹 운영의 주체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아무도 해보지 않은 시도여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좋은 지배구조로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하자"고 말했다.

SK는 지난달 30일 개최한 1차 CEO세미나에서 '따로 또 같이 3.0' 도입을 공식화했다.

당시 최 회장은 "앞으로 자기회사의 일을 지주회사에 물어보지도, 가져오지도 말아야 한다"며 새로운 운영체계의 핵심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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