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톨릭대 박병선 자료실

카톨릭 신자였던 ‘직지대모’ 고(故) 박병선 박사의 자료실이 개관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과 약탈 문화재인 외규장각 의궤를 발견한 박 박사의 자료실 ‘루갈다 아카이브’가 인천가톨릭대 도서관 4층에 지난 23일 문을 열었다.

박 박사와 인천가톨릭대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박 박사는 지인들과 함께 떠난 파티마 성지 순례에서 당시 프랑스 유학 중이던 정신철 천주교 인천교구 총대리주교를 처음 만났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박 박사는 신앙적·학문적 인연으로 정 주교와 친분을 쌓았다.

이후 2003년 정 주교가 인천가톨릭대 교수가 되자 박 박사는 강화도의 인천가톨릭대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

강화도는 병인양요 발발지로 박 박사가 반환 운동을 펼친 외규장각 의궤가 약탈 직전까지 보관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인연으로 박 박사는 선종 열흘 전, 인천가톨릭대에 신학생 양성을 위한 장학금과 소장도서 기증의사를 밝혔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유족 대표가 지난해 기부금 2억원을 기탁한 데 이어 지난 4월엔 소장 자료가 선편으로 인천가톨릭대에 도착했다.

이에 인천가톨릭대는 박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소장 도서 자료실을 열기로 결정, 6개월간의 자료 정리와 개관 준비를 거쳐 박 박사 선종 1년 만에 자료실을 개관하게 된 것이다.

자료실 개관식과 함께 열린 추모미사는 생전 고인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정 주교가 주례했다.

외규장각 의궤가 지난해 반환된 데 이어 박 박사의 자료실까지 문을 열면서 강화도 주민과 인천가톨릭대 관계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가톨릭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개관한 자료실을 통해 우리 역사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지키고자 했던 고인의 뜻을 되새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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