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문재인 사활 건 맞대결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 대선후보가 충청권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대선 공식선거운동 2일차인 28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중원인 충청에서 맞붙었다.

선거전 초반 여·야 후보가 같은 지역에서 만나 맞대결을 벌인 것은 예사롭지 않다.

박 후보는 2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대전·세종·공주·논산·부여·보령·홍성·예산·서산·태안·당진·아산·천안 등 13곳을 강행군 하며 충청권 공략에 열을 올렸다.

문 후보 역시 지난 26일 청주를 방문한데 이어 28일 대전·세종·당진·아산·천안 등 8곳에서 충청권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이들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승패를 좌지우지했던 중원쟁탈전에서 초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그물망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박 후보는 ‘어머니의 고향’인 충청권에서 과반수 득표를 얻어 승리하겠다는 전략이고, 문 후보는 후보 단일화 이후 이 지역에서의 지지율 상승바람을 기반으로 전체 판세를 역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번 대선 전체 선거인(유권자) 4052만6767명 중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 충청지역 선거인수는 410만8539명으로 전체 선거인의 10.1%에 불과하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가 충청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난 1987년 민주화로 대통령 직선제가 시작된 후 5차례의 대선을 치르면서 ‘충청을 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는 공식이 뼈 속 깊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5번의 대선 결과 충청지역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것은 13대 대선 밖에 없으며, 이후 치러진 4번에선 충청의 선택이 곧 국민의 선택이었다.

특히 2002년 16대 대선은 충청 표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선거였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8.91%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46.58%)를 2.33%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두 후보 간 표차는 57만980표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25만6286표가 충청지역에서 발생한 격차다.

당시 선거에서 노 후보가 내걸었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주효했고, 그에 따른 충청지역에서의 승리가 노 후보의 승리에 결정적인 디딤돌 역할을 한 셈이다.

행정수도 이후 우여곡절을 거치며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특별시)로 바뀌었으나 이번 대선에도 여전히 이 지역 표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에서 세종시지원특별법 처리 무산을 놓고 민주당이 박 후보를 공격하고, 박 후보가 이에 맞서 조속한 법안 처리를 약속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두 후보는 대선 출마 후 공식선거운동에 들어간 28일까지 나란히 여섯 차례씩 중원을 찾아 충청권 표심잡기에 정성을 쏟아 부었다.

박 후보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통일당과 합당한데다 이인제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가 지지를 공식선언하면서 충청권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이자 현장 스킨십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문 후보는 충청권 압승을 바탕으로 승리했던 노 전 대통령의 사례를 토대로 충청권 지역에 대한 접근성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 두 후보의 충청권 ‘구애 전략’이 얼마만큼 표심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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