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값 현실화를 보장하라는 농민들이 집단 시위를 벌였다. 흉년이 들면서 생산된 벼가 전국적으로 부족하자 외지 미곡상들이 벼를 40kg당 5만8000원에 매입하고 있으나 보은군 지역 농협은 5만6000~5만7000원 수매가를 결정,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있다.

이는 보은지역에서 생산된 삼광벼 가격이 40kg 조곡 기준으로 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보은 지역 농협은 이 보다도 더 싸게 매입가를 제시한 것이다. 시중 양곡상인들은 기존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주식인 쌀이 부족하다는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재기를 할수 있다.

그러나 보은지역 농협은 편안하게 앉아서 양곡상 거래로 일관, 수익을 낼수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6년전 부터 삼광과 추청벼로 단일미 생산을 통해 품질 고급화를 시도했으나 대 도시 소비처 확보에는 실패했다. 결국은 농민들의 영농 과정만 어렵게 했지 소득을 창출하는데는 소홀했다는 평가다.

특히 보은지역은 쌀 브랜드도 너무 많다. 개인 정미소별 브랜드가 판을 치는가 하면 군청 상표인 ‘황금곳간’은 전체 쌀 생산량의 20% 출하가 고작이고 ‘우렁이 쌀’ ‘정이품’등으로 대부분 출하되고 있다.

그런데 보은군은 농산물 광고비 2억원 중에 4600만원을 조랑우랑과 황금곳간 광고를 버스회사에 지불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사들이는 공공비축미곡 확보도 소홀했다.

또 RPC 사업도 자치단체에서 통합을 하면 정부 보조금이 투자된다. 하지만 보은군은 남보은과 보은농협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군청 예산을 투자한 광고 따로 농협 쌀 브랜드 따로 시장에 나가는 ‘따로국밥’이다.

보은군은 농사를 짓는데 군청의 예산 21%를 투자한다. 500억원이 넘는다. 사과, 대추, 한우 등 소득이 높은 작물과 축산이 있지만 그래도 농민들의 주 소득원은 벼 재배가 대다수를 이룬다.

이 처럼 보은군의 양곡정책은 탁상행정임이 드러나고 있다. 군에서 농민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을 뿐 판매에 관심을 쓰지 않아 총체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에만 투자하고 유통에는 손쉬운 포장재 지원이 고작이다.

농업군은 농산물 재배보다 유통을 통해 비싸게 판매하는 데 눈을 부릅떠야 한다. 농자재 보조를 통해 생산원가를 떨어트리는 방법으로 손실 보전을 기하기 보다 농산물 제값을 받고 팔수 있는 대안을 수립하는게 농정의 최우선이어야 한다.

농민들은 비싼대로 쌀을 팔고 있지만 풍년이 들어 쌀이 남아돌게 되면 장사꾼들은 외면을 하게 되어있다. 그때는 조합원이기 때문에 농협 수매로 몰리게 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농협이 불신을 당해 수매물량이 줄면서 대도시 거래처를 잃은뒤에 풍년이 들면 농협은 진퇴양난이 된다.

농민이 못사는 것은 이런 유통 구조의 악순환 관행을 고치지 못했다는 결과로 풀이된다. 농협과 보은군이 합심하여 ‘농민 소득증대’라는 지향점을 공유할 때 군민들의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다는 주장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