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후

 

내 인생 단 한권의 책

속수무책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척 하고 내밀어 펼쳐줄 책

썩어 허물어진 먹구름 삽화로 뒤덮여도

진흙참호 속

묵주로 목을 맨 소년병사의 기도문만 적혀 있어도

단 한 권

속수무책을 나는 읽는다

찌그러진 양철시계엔

바늘 대신

나의 시간 다 타들어간 꽁초들

언제나 재로 만든 구두를 신고 나는 바다절벽에 가지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냐 묻는다면

독서 중입니다, 속수무책

△시집 ‘ 열두겹의 자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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