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의행<수산초·중 교감>


선거철이 되니 정치하는 사람들은 서로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야단이다.
교육은 포플리즘도 일회성 흥행을 위한 이벤트도 아니고, 아마추어리즘도 아니다
그럼에도 야무진 공약들을 보면서 신뢰보다는 한심한 생각이 들고, 쓴 웃음만 나온다.
교육계의 속마음을 모르고 우리의 수준을 모르고 있기에 속 터지고 답답하다.
우리의 경제규모나 재정으로는 그 많은 공약을 실천할 여력이 없는 데도 여전히 다해준다고 선전한다. 말대로 한다면 나라 경제가 거덜 날 지경이다.  OECD 선진국 가운데 아직도 교육예산이 겨우 GNP의 4%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정권마다 수십 년 전부터 부르짖었음에도. 공교육도 완전히 자리잡지 못하고 교육예산은 삭감하는 데. 그리고 장기 미취업 400조 빚, 사교육비는 20조로 여전하고 가구당 580만원 빚이 있는 데 어떻게 어떻게 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교육계는 거품을 뺀 실천 가능한 그리고 진정한 교육입국을 원한다.
학원의 안정과 교권보호, 정치권의 교육중립 원칙 준수, 교사의 업무경감 및 처우개선, 정년연장이 아닌 정년 원상회복, 그리고 학교장 자율권 보장, 잘못된 정책의 보완 및 수정, 목표치 추구보다 교육본질 존중을 요구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길 바란다. 그런데도 속 시원한 답은 없고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소외계층 농어촌 특별지원, 영유아보육비지원, 고교의무교육, 학교폭력 및 다문화, 특수학급 분야등 이슈적인 것만 관심사다. 
다분히 포플리즘으로 선심성, 일회용 바람이라는 생각이 짙고, 우리의 생각이나 문화의 가치를 튼튼히 해주는 게 아니었다. 토양을 다져주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는 것은 선량한 대중이 쉽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민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어림도 없는 것이 한국에서는 잘 통하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내놓고 보니 우리의 넉넉잖은 경제사정과 기부문화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무상급식은 어려운 점이 많았다. 옛말에도 가난과 무식은 나랏님도 어쩌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리고 등록금반값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사학 재벌들이 못한다면 할 수 없는 노릇이고, 그 많은 직원들과 개설강좌 프로그램들은 폐기해야 하는 데 대학유지가 어려울 것 같다. 더군다나 우리의 예산은 공정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선심성 공약에만 쏟아 붓고 있어 교육은 뒷전이다 학생인권 정책도 교육문화여건과 시민의식 수준에서 볼 때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몇 년을 두고 서서히 성숙했어야 할 정책이었다.
지금 우리사회는 자신의 권리와 의무는 도외시한 채 무리한 요구만 한다.
그러다 보니 공익보다 사익이나 집단이익이 강하다. 부자들조차 제 지갑을 선뜻 열기가 쉽잖고, 가능하면 정당한 납세조차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판국에. 그리고 국가가 다해주길 바란다. 복지가 좋지니 나쁜 말로 거지근성이 농후해진 느낌이 든다. 세금을 더 내라면 싫어하잖는가. 그럼에도 중산층도 보호하고 서민도 살리고 노인연금도 안심되게 모든 게 만사형동인 표현은 얼마나 기만적인가. 현혹되어서도 부화뇌동해서도 아니 된다
나라의 정책이 자주 바뀌다 보니 학교도 초점 맞추기 어렵다. 학교교육도 정치를 추종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잘 하는 학교 지원해주고 못하는 학교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가령 학생수 총량제라는 것은 도회지에 해당하는 것이지 소규모 농산촌은 특수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도시중심의 교육정책도 방향 전향이 필요하다. 농어촌 교육은 날로 궁핍해져 가고 있다.
입시정책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모든 병폐는 입시정책 때문이다. 이것만 잘되면 사교육비문제, 사회갈등, 공교육정상화, 인성이 살아있는 행복한 학교가 될 것이다. 그런데 왜 안할까못할까?
학교폭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든 폭력을 학교폭력으로 몰고 가는 행태나, 무조건 학교에 책임지우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현상이 많다. 청소년 범죄도 상식을 뛰어넘는다. 제 자식이라고 감싸서는 절대 안된다. 말 많은 평가에 대해서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긍정적 개선과 교육력 우선이라는 점에서 기존 질서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교육문제에 대하여 부모나 교사는 엄정한 심판자, 중립자여야 한다
우리가 교육에 대하여 중심을 잡고 균형을 유지할 때 세상은 평정해진다.
누가 진정한 스승공경 교육사랑을 실천하고, 공교육의 토양을 튼튼히 해줄까.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 있는 미래교육의 발판을 마련해줄까를 고민해봐야 한다. 그것은 말잔치가 아니라 목숨 걸린 진정성이어야 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