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체장애 여성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의 수사망에 포착됐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범행 현장 부근 CC(폐쇄회로)TV에 찍힌 A(61)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3일 오후 6시 전후로 서구 용문동 B(여·38)씨의 집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다음 날인 4일 오전 10시30분께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여성 주변 인물을 상대로 조사한 경찰은 A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있다.

A씨는 다른 장애 남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지난 2005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2010년께 출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B씨가 경찰에 A씨의 범행에 관련한 중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피해 여성에게 원한을 갖고 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검거하는 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숨진 B씨는 지난 9월께 유력 용의자 A씨와 우연히 만난 뒤 경찰에 '이 남자가 나를 해칠까 봐 두렵다'며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다른 관계자는 "당시 상담을 진행한 경관이 이 여성에게 신변보호 제공 여부를 물었으나 다른 곳에 머무를 예정이라며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건을 접한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등 시민단체는 "경찰이 3개월 동안 조처를 하지 않아 결국 여성이 살해됐다"고 주장하며 오는 6일 오후 2시 대전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대전/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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