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상 우 취재부 기자

 

 

충북도교육청의 예산 심의 권한을 갖고 있는 충북도의회의 처사에 도교육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원의 도가 넘는 태도에 교육청 직원들이 모욕감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충북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 심의가 지난달 28~303일간 진행된 가운데 한 의원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볼펜을 집어던지고 고함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의원은 3일간 진행된 예산 심의 일정 가운데 이틀을 해외일정 등으로 참석하지 않고 있다가 마지막 날 오후에 회의장에 도착해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칼질하면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교육계에서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한 간부 공무원은 도의원이고 예산 심의 권한을 가졌다고 고함과 함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 것 아니냐회의 분위기가 좋지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자신의 부하직원이라도 고함지르고 볼펜 집어던지는 태도까지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리에 앉아 있기 힘들 정도의 모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교육청 간부들에게 이 같은 모욕감을 안겨주면서 내년도 무상급식의 세입예산(자치단체전입금) 27억원을 삭감하고 무상급식비 총액 946억원은 그대로 놔둔 채 예비비에서 27억원을 깎아버리는 땜질식 예산 심의를 강행했다. 결국 무상급식 5050의 합의원칙을 강제적으로 무시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될 수 있다. 현재 무상급식과 관련해 도와 도교육청이 원만한 해결점을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엉뚱한 곳으로 화살이 쏠리게 됐던 것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서 해당 의원의 고함은 도가 지나쳤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후에 의회 차원에서도 예산 심의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 간의 대립적인 관계를 떠나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원이라면 기본 예의는 지켜가며 감정 섞인 예산 심의가 아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