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간 대결은 실종, ‘구걸’과 ‘막말’ 선거만

18대 대통령선거가 12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유력 후보들간 대결 구도는 실종된 채 ‘정치적 구걸’과 ‘막말 선거’만 판치고 있어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과 무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유력 후보군에 포함됐던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대선 출마를 전격 포기하면서 18대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간 양자 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정치개혁과 국정운영을 위한 미래지향적 정책 비전 제시보다는 경쟁 후보와 소속 정당의 약점을 끄집어내며 반사 이익 얻기에만 혈안이 돼 유권자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더욱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정책 대결은 온데 간데 없이 사퇴한 안철수씨의 지지세를 끌어들이기 위한 ‘정치적 구걸’에 의존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문 후보는 노골적으로 안 후보와 단일화 협의를 추진해 온 만큼 안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를 적극 도울 것이라며 지속적인 구애를 해왔다.
결국 안철수씨는 6일 문 후보와 회동을 가진 후 "아무 조건 없이 제 힘을 보탤 것"이라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을 선언했다.
문 후보는 자신의 지지세를 결집하기보다, 안철수씨의 지지세를 끌어들여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새누리당 박 후보측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안철수씨 지지세력이 문 후보 쪽으로 기울 것을 우려, 가급적 안철수씨를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면서 이삭줍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당 대 정당간 대결 구도나, 박 후보 대 문 후보간 양자 대결 구도는 실종된 채 안철수씨 지지세 점유 다툼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번 대선의 왜곡된 특징이다.
여기에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막말 공세’가 겹치면서 대선 정국을 희화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열린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자신의 정책적 비전 제시는 뒷전인 채 박 후보를 향해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거나 “유신독재의 퍼스트레이디”라며 독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박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시절 창씨개명한 ‘다카키 마사오’라는 이름까지 거론하며 “피는 못속인다”는 등 인신공격에 가까운 정치공세로 TV토론회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대통령이 되겠다며 출마한 후보가 지지세 확보를 위한 정책공약 제시보다는, 특정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공세로 대선구도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유권자들의 냉소를 자아내게 함으로써 이번 대선에 대한 정치적 무관심과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왜곡된 대선 구도로 인해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정책공약에 대한 검증은 물론 자질?능력에 대한 판단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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