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신 후보·대표 공약·지역기반 정당 없어 시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10일이 지나고 앞으로 12일이 남는 등 중반전에 접어들었으나 충청권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

이는 충청출신 후보가 없고, 지역 대표 공약이 없고, 지역기반 정당이 없는 사상 초유의 ‘3無 대선’으로 치러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안을 주도했던 충남 공주 출신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출마설이 한 때 나돌았으나 무산됐다.

역대 선거 출마 경험이 있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와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도 일부 지지자들의 강력한 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출마를 포기했다.

지난 15대(1997년) 대선에서 충남 예산 연고가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논산 출신의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나란히 출마해 각각 38.74%와 19.2%를 얻었다.

이 두 후보의 득표율은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40.27%) 후보보다 17.67%가 많았다.

이회창 후보는 16대(2002년)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48.91%) 후보에게 2.33%차이로 낙선했다. 17대(2007년) 대선에선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출마해 충청권을 중심으로 선전하며 15.07%와 0.68%를 얻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출신인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격돌하면서 충청권 유권자 관심도가 예전보다 시들해 졌다.

역대 대선 ‘캐스팅보트’를 쥐어온 충청권을 겨냥한 대표 공약이 없는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지난 16대 대선에서 당선된 노무현 후보는 신행정수도 공약을 내세워 충청권 표심을 얻었다.

현 이명박 대통령은 17대 대선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건설을 공약했다. 이들 모두 충청권의 표심이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선 △명품 세종시 건설 △과학벨트 성공적 추진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조기 건설 등 기존 공약을 차질 없이 이뤄내겠다는 약속 말고는 색다른 게 전혀 없다.

새로운 정책공약을 발굴해 내놓기보다 표를 얻기 위한 공약에 치중해 지자체가 수년 전부터 추진한 지역 현안 사업들을 묶어놓는 수준에 그쳤다.

충청권 기반 정당이 사라졌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지난 15대 대선에선 충남 부여 출신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손을 잡으며 DJP연합을 이끌어냈다.

17대 대선에선 심대평(충남 공주) 대표가 이끈 국민중심당이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도운 결과 2008년 2월 자유선진당 창당에 이어 18대 총선 충청권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19대 총선 참패로 좌초위기를 맞은 자유선진당은 선진통일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제3의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새누리당과 통합하면서 충청 기반 정당이 사라져 상실감이 크다.

이처럼 역대 선거 사상 초유의 ‘3無 대선’으로 치러지면서 충청 표심이 어디로 작용할지 관심사다. 이 때문에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선거운동 초반 충청권 선점 공략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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