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제민주화 확신 변함없어".."19일 이후엔 정치 안해"

경제민주화 공약채택을 놓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충돌하며 사실상 '정치적 결별' 수순을 밟아왔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대선전 막바지에 `구원등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전폭 지원'을 이끌어내며 대선구도가 박빙 양상으로 전개되자 전격적으로 당무에 복귀, 박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보탠 것이다.

김 위원장은 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의 'D-10 향후 선거대책 관련 기자회견'에 동석했다. 김 위원장이 박 후보캠프의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달 5일 중앙선대위 회의 이후로 한 달여만이다.

김 위원장은 회견에서 "최근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가 약해지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 후보의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대선공약과 관련해 박 후보와 약간의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해서 경제민주화의 의미가 상실되고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을 갖고 그간 5년간 박 후보와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같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박 후보와의 갈등을 털고 10일 남은 막판 선거전에서 박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와 김 위원장 간의 `앙금'은 최근 박 후보가 직접 전화를 걸어 선거 전반에 대해 의논하면서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TV토론을 책임지고 있는 TV토론총괄팀장인 진영 정책위의장도 김 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10일 경제민주화ㆍ일자리분야 '대선주자 2차 TV토론'의 예상 질문ㆍ답변서를 작성해 박 후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10월 초까지만 해도 경제민주화를 제일 잘 할 후보를 물어보면 다들 박 후보를 꼽았는데 지금은 문 후보가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전략상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의 재벌개혁 관련 입장이 수정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못할 게 뭐 있나. 당선되고 나서 경제사회 전반의 상황을 종합하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선되고 나서 그 문제를 검토해서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얘기할 수도 있고.."라며 "내가 보기에 그런 정도는 내일 (TV토론회에서)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후보가 당선후 인수위에서 도와달라고 제의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19일만 지나면 정치는 이제 그만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대선판세에 대해선 "박 후보가 무조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안 전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이 바래서 출마한다는 사람은 다 사기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당사 브리핑에서 "그간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에 대해 언론에서 말이 많았는데 오늘 김 위원장의 설명으로 억측과 오해가 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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