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중문화계는 뚜렷한 경향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유행어들이 탄생했다.
‘멘탈붕괴’를 반영한 자기분열식 표현부터 인기 프로그램이나 히트곡에 뿌리를 둔 패러디까지 각양각색 유행어가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영화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영화 대사들이 유행어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유행어의 산실 ‘개그콘서트’
올해도 어김없이 유행어의 산실은 KBS 2TV ‘개그콘서트’였다. 다만, 지난해에는 사회풍자를 담은 유행어가 인기를 끌었다면 올해는 맥락없는 개그와 말장난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갸루상’ 박성호의 ‘~가 아니무니다’와 ‘꺾기도’ 출연진의 ‘감사합니다람쥐~’ 안녕하십니까불이~’ ‘꽃거지’ 허경환의 ‘궁금하면 500원’이 대표적이다. ‘정여사’ 코너의 ‘브라우니, 물어!’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정여사’가 배출한 또 다른 유행어 ‘비싸도 너무 비싸’는 ‘~해도 너무 ~해’란 형식으로 변용을 거듭하며 인구에 회자됐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올해 ‘개그콘서트’가 배출한 최고의 유행어는 김준현의 ‘고뤠~’였다.
‘비상대책위원회’ 코너에서 군 당국자로 분한 김준현이 무안한 표정과 함께 걸쭉한 목소리로 내뱉는 ‘고뤠~’는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계 최고 유행어는 ‘어떡하지, 너’
올해 최고의 유행어 가운데 하나는 영화계에서 탄생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어떡하지, 너’가 바로 그것.
납뜩이 역의 배우 조정석이 영화 초반 지나가듯이 던지는 대사 ‘어떡하지, 너’는 독특한 억양과 어우러지며 큰 웃음을 자아냈다.
납뜩이가 입버릇처럼 하는 ‘납득이 안가, 납득이~’라는 대사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강남스타일’ ‘응답하라’ 열풍
노래와 프로그램 제목 자체가 유행어가 된 사례도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 중 하나다.
‘강남스타일’은 ‘홍대스타일’ ‘전주스타일’ 등 패러디 동영상의 제목에서 시작해 ‘나는 ○○스타일’이란 유행어를 낳았다.
‘응답하라’도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케이블 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이 큰 인기를 끌자 제목을 차용한 문구들이 쏟아져 나온 것.
한편, 티아라 사태로 말미암아 ‘의지’라는 단어가 인터넷의 유행어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후 왕따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지’란 단어를 사용한 패러디들이 붐을 이뤘다.
오바마, 싸이 공연 관람… 말춤은 안 춰
`반미 랩, 공연 논란 감안한 듯… “공연후 잠시 대화”
기대를 모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춤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Christmas in Washington) 자선공연’에 참석,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5)의 공연을 지켜봤으나 말춤을 추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6시께 부인 미셸 여사와 두딸 말리아, 사샤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무대 뒤에서 요정 의상을 입은 어린이 4명과 사진을 찍은 뒤 객석에 앉았다.
이날 공연에는 흑인 여성가수인 다이애나 로스, 여성 팝가수 데미 로바토, 배우 메건 힐티 외에 최근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싸이가 등장했다. 싸이는 붉은색의 `반짝이’ 의상을 입고 공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연 마지막에 청중들에게 “오늘 밤은 아주 용감한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면서 이날 행사의 목적인 국립아동의료센터 기금 모금을 당부한 뒤 백악관으로 향했다.
이날 행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싸이의 `‘말춤’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특히 관심을 끌었으나 이런 기대는 무산됐다.
이는 싸이가 과거 부른 이른바 `반미(反美) 랩이 최근 미국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군인들의 봉사와 희생을 강조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주한미군 반대 집회에서 부적절한 가사의 랩을 불렀던 가수를 따라 춤을 출 경우 자칫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케이블 채널 TNT가 독점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올해 31회째로, 미국 유명 인사들이 관람하는 가운데 매년 12월 둘째 주 일요일에 열린다. 올해는 오는 21일 전국에 녹화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