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동창회 등 잇단 모임 '금전적 부담'

'12월의 스트레스' 연말이 괴로운 직장인들
-송년회·동창회 등 잇단 모임 '금전적 부담'
-'인사고과 평가'에다 연말 장기휴가도 늘어

연말이 다가오며 직장인들이 '12월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내년 연봉협상을 위한 인사고과 평가가 다가오고, 각종 연말 모임이 잇따르며 지출 부담이 걱정이다. 올해 대선에 크리스마스 징검다리 연휴에 연말 장기휴가자가 속출하며 업무량 증가도 호소하고 있다.
◇잇단 송년 모임 '경제적 부담'
직장인 강소영(여·30)씨는 올해 대학 동창모임에 참석치 않기로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연말에 잡힌 모임이 송년회에 초등학교 동창회 등 5번, 크리스마스 등 선물비용까지 돈 들어 갈 곳이 수두룩하다.
장기화된 불황에 회사도 올해 상여금을 주지 않을 계획이라 모임 참석 규모를 줄여야 할 판이다. 강씨는 "연말연시 각종 회비와 술값, 선물비 등으로 금전적인 부담이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각종 연말 모임이 잇따르며 직장인들은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며, 연말 회식규모와 비용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한 인터넷 외식홍보업체가 20~30대 회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연말모임 설문에서 10명 중 7명(71%)이 '올해 연말모임은 작년보다 간소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1인당 평균외식지출비용도 지난해보다 10~20% 낮은 2만7560원으로 책정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사고과 평가에 동료 간 눈치만
인사고과 평가는 연봉협상에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필사적이다.
청주 한 중소기업 영업사원 김모(42·청주시 가경동)씨는 "최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연말까지 할당 목표치를 모두 채우라는 상사의 압박이 거세지기 때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동료나 선·후배들 때문에 서로 눈치만 보는 일도 벌어진다.
실제 한 시장조사업체가 지난달 30일~3일 전국 직장인 518명을 대상으로 인사철 직장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2%가 '자신의 고과를 위해 성과를 강요하는 상사'라고 답했다. 이어 고과로 협박하는 상사(29.9%), 자신보다 높은 고과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동료(18.7%) 등이 뒤를 이었다.
◇최장 15일 장기휴가에 업무도 폭주
연말 동료들의 미사용 연차휴가가 늘면서 업무량 증가를 호소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사용 연차휴가가 늘면서 동료들의 업무를 고스란히 떠안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 최근 연말에 휴가를 장려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불황에 직원들의 연차를 모두 쓰도록 해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이 많아지는 것이 연말 장기휴가가 늘어나는 이유다.
특히 올해는 대선에 크리스마스로 징검다리 연휴가 생겨 최장 보름의 장기휴가를 갈 수 있는 상황. 대선 후 20~21일과 크리스마스 이브(24일) 등 3일만 휴가를 신청하면 8일간, 남은 연차를 합할 경우 내년 1월 1일까지 15일간 휴가를 가는 것이 가능하다.
막상 휴가를 떠나야 하는 동료들도 선후배들의 눈치를 보기는 마찬가지. 입사 3년차인 직장인 고미영(여·29)씨는 "결산을 앞두고 할 일이 많지만 미사용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라는 내부 지침에 따라 휴가를 갈 수밖에 없다"면서 "업무를 떠넘기는 것처럼 보일까봐 상사나 선배들의 눈치가 보여 휴가 전 계속 야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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