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취객난동 신고…하루 80~90건 달해
120여명 공무중 부상…정당한 법집행도 소극적

연말연시를 맞아 취객들의 돌발행동에 경찰관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직장모임 등이 잦아지며 취객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경찰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부터 13일까지 도내 일선 지구대 등에 공무집행방해로 공식 접수된 사례는 20여건에 달한다.

매년 연말연시 때면 하루 평균 80~90건의 취객관련 사건이 발생하지만, 대다수 사건은 현장에서 주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사건의 경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취객 등에 의해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

이처럼 사건 현장에서 공무 중 폭행을 당해 다치는 경찰관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0년부터 올 9월까지 충북지역의 공상 경찰관은 모두 99명. 2010년 34명, 2011년 41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이 같은 사정은 변하지 않아 올 들어 9월까지는 24명으로 최근 잇따른 공무집행 사건을 감안하면 공상 경찰관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10일 진천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선족 리모(27)씨와 한국인 조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9일 새벽 3시 30분께 진천군 광해원면 광혜원리 한 주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여종업원을 폭행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며 마구 때린 혐의다. 이들은 경찰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공무집행방해사범들은 경찰관이 범죄현장에서 불법행위를 제지하거나 지구대 등에서 조사를 받던 취객들이 사건처리에 불만을 품으면서 발생한다는 게 일선 경찰들의 설명. 문제는 최근 흉기를 휘두르는 경찰 폭행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달 22일 시집간 딸을 보러 한국을 방문 중 환경미화원을 폭행하고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두른 천모(53)씨 부부 등 중국인 일가족 4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전날 밤 9시 40분께 제천시내에서 쓰레기를 불법투기하다 이를 제지한 환경미화원(36)을 폭행하고,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들의 체포과정에서 제천서 청전지구대 A(43) 경사가 오른손을 5바늘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특히 매년 연말 시즌이면 음주단속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경찰관에게 폭행·폭언을 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단속 경찰관을 무시하고 차를 몰다 다치는 경찰관도 종종 나오고 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약해진 공권력에 경찰관 피습까지 이르는 상황"이라며 "정당한 공권력 집행마저 위축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셈으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2009~2011년 3년간 충북도내 공무집행방해사범은 모두 1261명에 달한다. 2009년 345명, 2010년 351명, 지난해 565명 등 매년 그 수도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상반기 현재까지는 163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됐다. 올해도 본격적인 연말시즌이 다가오면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 취객들이 늘어나며 사고도 많아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경찰관이 다치는 경우에는 사건 경중에 따라 엄중처벌되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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