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으면 좋은 두 권의 책이 발간됐다. 조기유학의 실패담을 사례를 통해 수록한 박진규 서운대 교수의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산다’와 청소년들의 성장과정을 진정서 있게 그린 김학찬 작가의 ‘상큼하진 않지만’이 그것. 특히 이 두 권의 책은 부모들이 자녀교육 지침서로 활용하면 좋겠다.

 

상큼하진 않지만

청소년들의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그린 청소년 성장 소설은 어쩌면 부모와 교사들이 더 열심히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들에 대한 어른들의 이해 부족, 소통 부재에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큼하진 않지만(사진)’(문학동네)은 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은 김학찬(30) 작가의 첫 장편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나’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다.

일 년 넘게 별거 중인 부모님, 명문대 대학원에 다니는 ‘공부 머신’ 작은 누나, 일찌감치 프로게이머로 진로를 정하고 꿈을 향해 매진 중인 친구 영현이와 복닥대며 하루하루를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혼 선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큰누나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데….

저자는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학교와 집을 오가며 별다른 일 없이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깊은 이해와 연민을 보낸다.

‘큰 누나가 돌아왔다. 가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정말 돌아왔다. 큰누나가 유행에 민감하다지만 요즘 이게 유행이라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오다니 타의 모범이 될만하다’ 같은 유머러스한 문장은 읽는 맛을 더한다.

김씨는 고려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6회 창비장편소설상에 당선됐으며, 최명희 청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을 받았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를 집필했다.

문학동네, 204쪽, 9500원.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산다

박진규(48) 서원대 영여교육과 교수가 최근 조기유학 지침서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산다(사진)’를 발간했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한 박 교수는 유학 기간 현지의 초등학교 ESL 코디네이터, 중고등학교 ESL 교사와 한글학교 교장을 하며 만났던 수많은 한국 유학생들의 사례를 통해 조기유학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조기유학을 포함해 외국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지침서라고 할 만한 책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그러한 책들이 전제하고 있는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유학을 떠나라’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접하게 되는 우리들은 그들의 말만을 믿고 조기유학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어의 바다에는 상어가 산다’는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실패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박 교수는 “조기 유학에 대한 ‘과장된 성공 이야기’와 ‘숨겨진 실패 이야기’ 중 나는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부족한 우리 아이들’에 관한 내용을 말하고 싶었다”며 “미국 현지 학교에서 ESL 선생을 하고 한글학교 교장을 지내며 가까이에서 직접 만난 학생들의 모습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원어민과 내국인이 함께 하는 협력 이중언어 중심 영어수업과 영어로 접하는 세계고전과 한문과 영어로 만나는 우리 고전을 통한 창의성 증진 영재교육 등 외국어 영재교육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형설라이프, 376쪽, 1만3000원.

<김재옥>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