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페셜’ 내년 제작비 삭감에 PD연합회 강력 반발

“지상파중 유일하게 최대 실적낸 프로… 즉각 철회” 요구

 

KBS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단막극 프로그램 ‘드라마스페셜’의 예산을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다. 이에 KBS 드라마국 PD들은 물론, 한국 PD연합회도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KBS 드라마국 평 PD들은 18일 공동명의의 성명을 내고 “올해 드라마국은 지상파 3사 가운데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며 “그럼에도 작가·연기자·이야기의 산실인 단막극 ‘드라마스페셜’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내년도 예산이 삭감됐다”고 성토했다.

또 한국PD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단막극이 살아야 드라마가 산다”며 “KBS는 ‘드라마스페셜’의 제작비 삭감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드라마스페셜’은 현재 지상파 3개 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단막극 프로그램이다. 단막극의 제작비는 한 회당 8000만원 정도다. 2억5000만원을 넘나드는 미니시리즈 회당 제작비의 3분의 1 수준이다.

‘드라마스페셜’은 내년 1월 6일부터 ‘연작시리즈 시즌 3’을 계획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시리우스 B’, ‘그녀들의 완벽한 하루’, ‘동화처럼’ 등 세 작품만 우선 편성을 확정한 상태다.

‘드라마스페셜’은 올해 ‘오월의 멜로’, ‘기적 같은 기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16일 방송된 ‘상권이’는 밤 11시45분이라는 심야 시간대에도 6.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습지 생태 보고서’와 ‘친구 중에 범인이 있다’는 한국PD연합회가 선정하는 ‘이 달의 PD상’, ‘불이문’은 ‘KBS 우수 프로그램상’, ‘스틸 사진’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정하는 ‘8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에 선정되는 등 꾸준히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 KBS PD는 “연출자가 외부 영향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드라마는 단막극이 거의 유일하다”며 “그 다양성이야말로 ‘드라마스페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단막극 프로그램은 신인 PD와 드라마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드라마국 신입 PD는 5~9년간 조연출을 거친 후 단막극을 통해 연출 데뷔하는 것이 관례다.

‘…착한 남자’의 김진원 PD, ‘각시탈’의 윤성식 PD, ‘공주의 남자’의 김정민 PD 등과 ‘공주의 남자’의 조정주,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 ‘각시탈’의 유현미’, ‘자이언트’의 장영철, ‘보스를 지켜라’의 권기영, ‘학교 2013’의 이현주 작가 등이 모두 ‘드라마스페셜’이 배출한 인물들이다.

KBS 드라마국 PD들은 “프로그램의 공영적 가치를 무시하고 단순한 수치로 평가하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예산 삭감을 철회하고 제작비를 현실화시키지 않을 경우,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KBS 홍보실은 이에 대해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다른 예산들도 긴축하는 쪽으로 가는 상황”이라며 “예산 삭감에도 ‘드라마스페셜’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경우에는 다른 절감된 예산을 그쪽으로 지원해 주는 등 탄력적인 운영을 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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