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 없는데..."

18대 대통령선거 투표 마감시간인 19일 오후 6시 각 방송사가 출구조사 결과를 일제히 발표하자 민주통합당 영등포 당사는 깊은 침묵에 빠졌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만 해도 승리의 관건으로 점찍은 투표율이 지난번 대선을 크게 웃도는데다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우세한 결과가 많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 측은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막상 방송3사 출구조사의 뚜껑을 열어보니 오차범위 내 근소한 차이긴 하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과반을 내 준 것으로 집계되면서 일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방송3사와 동시에 발표된 YTN 예측조사에서 문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자 일부 의원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하기도 했지만, 이미 가라앉은 분위기를 뒤엎지는 못했다.

선대위의 좌장인 정세균 상임고문과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 김부겸 이인영 박영선 상임선대본부장, 이목희 이용섭 김현미 의원 등 선대위 관계자 100여명은 1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그러나 아직 민주당 측에서는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끝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룬다.

한 의원은 "현장에서 아직 투표가 마감이 안 된 것 같다"며 "역대 대선에서 오후 5~6시 사이에 제일 투표가 몰리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출구조사에는 부재자투표와 재외국민 투표 결과 반영이 안됐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가 이긴다"고 외치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조용히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정 상임고문이 선대위 회의를 소집하고 자리를 뜨면서 당직자와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던 개표 상황실은 발표 40여분 만에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침 일찍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서 투표를 마친 뒤 귀경한 문 후보는 구기동 자택에 머물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개표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는 밤늦게 당사에 들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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