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19일 치러진 대선 잠정 투표율은 75.8%로 나타났다.

1987년 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후 대선 투표율은 △13대(1987년) 89.2% △14대(1992년) 81.9% △15대(1997년) 80.7% △16대(2002년) 70.8% △17대(2007년) 63.0%로 하강 그래프를 그렸다.

다만 75.8%라는 투표율이 잠정치라는 점에서 20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최종 확정 투표율은 약간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역대 대선의 투표율 잠정치는 15대 때 79.8%, 16대 70.2%, 17대 62.9% 등으로 최종 확정 투표율에 비해 각각 0.9%포인트, 0.6%포인트, 0.1%포인트 낮았다.

이번 대선의 시간대별 잠정 투표율 추이는 10년 전의 16대 대선과 15년 전 15대 대선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시간대별 투표율은 오전 7시 2.8%로 16대와 똑같았고, 오전 9시에는 11.6%로 15대와 같아진데다 오후 11시 26.4%로 15대 때 26.2%를 0.2%포인트 차로 앞지르기도 했다.

오후들어 투표율 그래프는 15대와 16대의 중간 정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오후 1시 45.3%(15대 47.6%-16대 41.9%), 오후 3시 59.3%(54.3%-62.3%), 오후 5시 70.1%(73.5%-64.5%), 오후 6시 75.8%(79.8%-70.2%)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2002년 16대 때와 구도나 양상에서 비슷하게 전개됐는데도 투표율이 그때보다 오른 가장 큰 이유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대 진보 진영이 견고하게 결집, 초박빙 구도가 된 것을 들고 있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며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상당수 적극 투표층으로 분류되는 50∼60대 유권자수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것도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있다.

전문가들은 애초 투표율로 본 여야의 유불리선을 적게는 67%, 많게는 72%까지 전망했지만, 투표 종료 후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 박 후보가 문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를 보인 점이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야권의 '투표 독려 운동'이 인터넷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20∼30대 사이에서 투표참여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은 투표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실었고 이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50세 이상 고령 유권자 증가로 인한 자연투표율 상승 효과에 20∼30대 젊은층의 투표 열기가 더해졌다"며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간 것도 투표율이 높게 나온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권의 전통적 텃밭에서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도 눈길을 끈다.

이번 대선의 최종투표율 잠정치가 17대 대선의 잠정치에 비해 전국 평균 상승폭이 12.9%로 나온 가운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에서는 17대 대선 때보다 무려 16.1%포인트나 상승했다.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체제가 이어지면서 이곳에서 투표 포기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의 투표율은 12.7%포인트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격전지인 부산과 경남은 17대에 비해 각각 14.3%포인트, 12.9%포인트 상승해 전국 평균 상승폭보다 높거나 같은 수치를 보였다.

최대표밭인 수도권 서울·경기·인천은 각각 12.6%포인트, 13.9%포인트, 13.7%포인트 등으로,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어온 충청권 대전·충남·충북은 각각 15.0%포인트, 12.6%포인트, 13.7%포인트 등으로 상승폭을 보였다.

이밖에 평균치 이상의 상승폭을 보인 곳은 울산(14.1%포인트)뿐이었고, 나머지는 평균치보다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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