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득표율 차이 20% 포인트…육영수·세종시 `영향'

‘충북의 선택=당선’이라는 공식이 18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북의 표심이 18대 대통령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 3사가 오후 9시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예측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충북에서 6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올리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전국 득표율 격차가 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충북 유권자의 표심은 10% 포인트가량 더 박 후보에게 쏠린 것이다.

역대 대선에서도 승자에게 더 높은 지지율을 보내 준 충북 민심의 흐름이 이번 대선에서도 이어졌다.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전국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1.5% 포인트(39만557표) 앞서는데 그쳤으나 충북에서는 격차를 6.6%포인트(5만2426표)로 벌렸다.

16대 대선 역시 충북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충북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7.5% 포인트(5만4579표) 차이로 제쳤다.

당시 양 후보의 전국 격차는 2.3% 포인트(57만980표)에 불과했다.

17대 대선에서도 충북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 때문에 역대 대선에서 각 당은 충북 민심의 향배에 주목했다. 전체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대선 결과도 충북의 선택이 `승리의 보증수표'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충북에서는 선거전 초반부터 박 후보 바람이 불었다. 육영수 여사 생가가 있는 옥천이 진원지였다.

`충북의 딸'을 내세운 새누리당의 선거 전략은 역대 선거에서 유력 대선 후보를 한 번도 내지 못했던 충북 유권자의 아쉬움과 맞물리면서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정면으로 맞섰던 것도 충북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세종시를 통해 박 후보는 원칙에 충실하고, 지역 균형발전 의지도 있다는 점을 각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 후보는 세종시를 참여정부가 설계했다고 맞불을 놓고, 안철수 전 후보도 청주를 방문해 지원에 나섰지만 충북 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충북은 `정권교체'보다 `세종시를 지킨 충북의 딸'을 선택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대선 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예고됐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청주 MBC가 코리아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표본 1천명,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박 후보(지지율 48.8%)의 지지율은 문 후보(33.6%)보다 15.2% 포인트 높았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박 후보는 충북에서 큰 위기 없이 초반부터 한 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며 "육 여사의 고향 충북이 박 후보에 각별한 애정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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