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재편 가능성과 맞물려 행보 주목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내년 초 독일로 출국, 6개월간 머물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당분간 국내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여 대선 패배 이후 촉발될 야권의 정개개편 흐름과 맞물려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손 고문은 최근 당내 손학규계 전·현직 의원 모임에서 "지금 같은 정치행태로는 안된다"며 "경선 기간 내걸었던 '저녁이 있는 삶'이 슬로건으로 끝나지 않도록 공부를 좀 하고 오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건배사로 '새로운 정치를 위하여'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는 내년 1월 10∼15일 사이 6개월간의 일정으로 부인 이윤영씨와 함께 독일로 떠나 사민당의 싱크탱크인 에버트 재단 후원으로 자유베를린 대학에서 지내며 사회복지와 통일, 노동, 환경, 협동조합 등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한 인사는 "손 고문의 출국 계획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리 정해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중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전당대회 등에 직접 참여하는 대신 일단 한발 비켜서서 야권의 새판짜기 작업을 지켜보며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선 후보 등 친노 주류와 각을 세우며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구심으로 떠오른 손 고문은 경선 후 한동안 `칩거'를 이어오다 지난달 27일 광화문 집중유세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선거지원에 나선 바 있다.

선거지원 전날인 26일에는 안철수 전 후보와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갖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손 고문이 민주당의 재건이나 신당 창당 등 야권 재편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어떤 식으로든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권 지각변동의 `핵'으로 떠오른 안 전 후보와 `탈노'(탈노무현) 및 중도 노선을 매개로 손을 잡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꾸준하게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전날 미국으로 떠난 안 전 후보와 손 고문이 해외체류 기간 접촉을 갖고 야권의 진로에 대해 의견을 나누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손 고문은 전날 문 후보의 대선 패배 직후 일부 인사들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했다. 나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그는 22일에는 싱크탱크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송년행사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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