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오대리 등 뱃길 끊겨 일주일째 고립

대청호와 높은 산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은 요즘 마을 밖 출입을 못한다.

마을 앞 대청호가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유일한 교통수단인 뱃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조병복(60) 이장은 "예년 같으면 1월 이후에나 얼던 뱃길이 올해는 보름 이상 일찍 막혔다"며 "해빙될 때까지 13가구의 주민들이 외부와 고립된 채 생활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강추위로 대청호 뱃길이 막히면서 옥천지역 연안 주민들이 교통불편을 겪고 있다.

24일 옥천군에 따르면 이날까지 옥천읍 오대리 등 2개 마을 30여 가구의 주민들이 고립됐거나 쇄빙선으로 힘겹게 뱃길을 뚫고 바깥세상과 왕래하고 있다.

오대리 주민들은 1주일 넘게 바깥출입을 포기한 상태다.

조 이장은 "한겨울에는 얼음판 위를 걸어서 바깥출입을 했는데, 아직은 얼음이 두껍지 않아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응급환자라도 발생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인접한 군북면 막지리 주민들도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수길(64) 이장은 "뱃길이 얼지 않도록 매일 1∼2차례 쇄빙선을 운항하고 있다"며 "아직은 얼음이 두껍지 않아 배를 띄울 수 있지만 한파가 계속되면 17가구 25명의 주민이 꼼짝없이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옥천군은 뱃길이 막힌 오대리 앞 대청호에 이번 주말 '안전 로프'를 설치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이 로프를 잡고 얼음판 위를 안전하게 걸어다니도록 고안한 최소한의 안전조치다.

옥천군청의 이영호 내수면팀장은 "주민들이 얼음판 위를 건너다가 혹시라도 얼음이 깨질 경우 붙잡을 수 있도록 '안전 로프'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의 사정은 딱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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