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군 상당수 '신중론'..중진ㆍ원로그룹 일각서 추대론 고개

민주통합당은 24일 비대위원장을 겸한 원내대표를 연내에 선출하기로 했지만 후보군 및 경쟁구도는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신임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 후유증을 추스르면서 당 진로의 밑그림을 짜는 중책을 맡는 만큼 이번 경선을 계기로 계파간 세대결 및 권력투쟁이 조기에 불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당초 자천타천으로 거론됐던 인사들 상당수가 손사래를 치거나 출마에 부정적인 쪽에 무게를 두면서 경쟁 구도 자체가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다.

이번 원내대표가 4개월여짜리 시한부직인데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가 사실상 원천봉쇄된다는 점, 비대위원장으로서 존폐 기로에 선 당을 살려야 하는 위험부담이 큰 자리라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거론돼온 인사들(가나다순)은 4선의 김한길·신계륜·원혜영·이낙연·추미애, 3선의 박기춘·박영선·유인태·전병헌·조정식 의원 등 10명 안팎이다.

현재까지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히거나 기운 경우는 수도권 출신인 정세균계의 전 의원과 원내대표 박기춘 원내대표 권한대행 정도다.

지난 6.9 전대 대표 경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낙선했던 김한길 전 최고위원은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 고 김근태(GT)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등의 지원에 힘입어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 이어 2위에 올랐던 유 의원, 그리고 원 의원도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486의 맏형격으로, 범친노 진영으로 분류되는 동시에 민평련 출신인 신 의원은 "아직 미지수"라고 했고, 구 민주계 출신이긴 하지만 대선을 거치며 친문(친문재인) 그룹으로 분류되는 추 의원도 "민주당원으로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일단 불출마 쪽에 무게를 뒀다.

조 의원도 "현재로선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다"고 말했다. 당내 대표적 `대여 저격수'로 대선 과정에서 신(新)주류 핵심으로 부상한 박영선 의원도 주변에서 권유를 받고 있지만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문희상 의원 등 당내 일부 중진ㆍ원로 그룹을 중심으로 경선보다는 추대 방식으로 원내대표 선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선이 주류-비주류간의 극한적, 소모적 권력투쟁 양상으로 전개될 경우 대선패배로 나타난 민심이반만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들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모임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친분이 있는 의원들을 상대로 의견수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이낙연, 박영선 의원 등이 이들이 염두에 둔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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