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기 원 신성대 교수

 

 

18대 대통령 선거는 예측대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되었다. 예측대로라는 표현을 쓴 것은 박 후보의 경우 여권의 대통령 후보로 일찌감치 선출되어서 선거운동을 발빠르게 시작했었고, 선거기간 중 여론조사에서도 대체로 우위를 점하였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야권은 계속 밀리기만 하였고 자생적으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도 못했고 외생적 변수를 골든크로스(Golden Cross)로 삼아 역전의 기회를 잡지도 못하였다.

선거결과를 보면 영남과 호남에서 지역주의의 벽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주의가 작용할 경우 유권자 수가 많은 영남지역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유권자 수가 적은 호남지역의 지지를 받는 정당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총 유권자 4046만4641명 중 영남지역인 부산 290만9523명(7.2%), 경남 260만3355명(6.4%), 경북 218만1817명(5.4%), 대구 198만9472명(4.9%), 울산 88만5468명(2.19%)의 유권자는 1056만9635명으로 전체의 26.1%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호남지역인 전남 152만8452명(3.78%), 전북 148만2705명(3.67%), 광주 111만7434명(2.76%)의 유권자는 412만8591명(10.2%)으로 영남지역 유권자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였고, 대구·경북의 유권자 총수인 417만1289명보다도 4만2698명이 부족하였다.

이러한 유권자 분포구도에서 각 정당이 해당지역의 압도적 지지를 얻는다 해도 같은 경북권인 울산의 지지만 더하면 게임은 끝나는 것이다.

1987년 민주화이후 대통령선거 결과를 보면 이러한 성향은 뚜렷하다.

호남의 김대중 후보는 13대 대선에서 TK출신인 노태우 후보에게 216만표(10.1%)차로 졌고, 14대 대선에서는 PK출신인 김영삼 후보에게 193만표(8.2%)차로 졌다. 이에 반해 15대 대선에서는 충남출신의 이회창 후보에게 39만표(1.6%)차로 이겼다.

16대 대선에서 부산출신의 노무현 후보는 충청의 이회창 후보에게 57만표(2.4%)차로 이겼고, 17대 대선에서 대구·경북출신의 이명박 후보는 전북출신의 정동영 후보에게 531만표(22.6%)라는 엄청난 표차로 승리하였다.

그동안 선거와 달리 이번 대선은 영남출신끼리 맞붙었는데 박근혜 후보는 대구·경북의 온전한 지지와 부산·경남지역의 우세적 지지를 얻었고 경남출신의 문재인후보는 자기지역에서 절대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다보니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투표성향을 고려해 보면 앞으로 여권에서 또 영남출신의 후보가 나오고 야권에서 영남지역 이외의 후보가 나온다면 승리는 여당이 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야당의 경우 영남출신의 정치인을 지금부터 키워서(?) 차기나 차차기를 기약하여야 한다. 아니면 야당의 경우 불세출의 인물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안철수의 향후 행보는 주목 대상이다.

한편, 연령별 유권자 층의 비율변화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20대 유권자는 661만6873명, 30대 유권자는 815만405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8.2%를 차지하였고, 50대 유권자는 777만75명, 60대 이상은 841만1942명으로 39.9%를 차지하여 10년 전 16대 대선과 비교할 때 2030세대는 10%P 줄고 5060세대는 10%P 늘어났다. 그런데 방송 3사의 출구조사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60대 이상은 78.8%, 50대는 89.9%가 투표권을 행사하였고, 20대는 65.2%, 30대는 72.5%가 투표장에 나왔다.

세대간 지지율 성향을 보면 젊은 세대는 야당을 지지하고, 장년층은 여당을 지지하는데 젊은 층의 투표율이 부진하다보니 결국은 야당후보가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야당의 경우 집권을 하려면 젊은 층의 투표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5년 후 19대 대선에서는 50대 이상 유권자가 총 유권자의 45.1%에 이른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야는 이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정책개발에 주력하여야 한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유권자들은 일상속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새로운 지도자의 정책이 일상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따라서 유권자들은 또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생활속의 정치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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