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앞두고 허심탄회한 비공개 대화 많을듯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8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회동하면서 두 사람이 나누게 될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이 배석자 없이 만나는 것은 지난 9월2일 100분간 진행된 단독 오찬 회동 이후 약 4개월만이다.

이 대통령은 임기를 2개월가량 남기고, 박 당선인은 차기 정부 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인수위 구성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뤄지는 두 사람의 독대여서 세간의 관심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회동에 대해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경제상황을 포함해 통일 외교 안보 등 국정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정부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자리에서 두 사람간 속깊은 비공개 대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의 순조로운 '이양'을 위해서는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털어놓고 공감대를 이뤄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새해 예산안의 원만한 국회 처리를 요청하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신의 임기 5년을 바탕으로 향후 국정 운영에서 후임 대통령이 고려해야 할 사안들에 대해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

5년전 인수위 운영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에 대한 언급도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자신이 임기 중 추진한 외교ㆍ안보, 경제, 복지 정책 중 박 당선인의 정치 철학과 충돌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무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면 '박근혜 정부'에서도 기조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박 당선인의 경우, 현직 대통령의 존재를 인정해 당선 이후에도 '요란하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동에서도 목소리를 크게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박 당선인은 원활한 국정 인수인계를 위해 각 정부 부처가 인수위 활동에 최대한 협조해 줄 것을 대통령이 당부해주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논란이 있는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조속히 마무리지어 논란을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지난 25일 창신동 쪽방촌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정부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을 거론했던 것과 같은 직설적 비판은 최대한 자제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한편 현직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탈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는 것은 25년 만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고 치른 첫 번째 선거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며 "그런 만큼 두 분이 만나서 나누는 주제 이외에도 두 분의 만남 자체만으로 대한민국 정치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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