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나는 거짓말·출생의 비밀 등

현대사회 가족사 재조명에 시청자 호응

 

거짓말의 둑이 무너지기 시작한 KBS 2TV 주말극 내 딸 서영이가 뚫린 구멍 사이로 쏟아져나오는 물을 동력 삼아 지난 6일 시청률 40% 벽을 넘어섰다.

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내 딸 서영이는 전날 방송된 34회에서 전국 시청률 40.2%를 기록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중 압도적인 시청률이다. 전체 TV 프로그램 최고의 시청률이기도 하다.

지난해 91519.3%로 출발한 내 딸 서영이2회 만에 전국 시청률 20%를 넘어선 데 이어 10730%를 돌파한 후 줄곧 30% 대를 유지해왔다.

저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라는 명분으로 각종 거짓말을 해온 등장인물들은 이제 하나둘씩 드러나는 진실 앞에서 거짓말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내 딸 서영이는 이러한 거짓말의 대가를 지켜보는 흥미로움과 과연 이들이 한 거짓말의 무게와 죄는 무엇으로 재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동시에 안겨주며 새해 시작과 동시에 시청률 40% 고지를 점령했다.

내 딸 서영이에서 펼쳐지는 각종 거짓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범죄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

가족이라는 굴레가 너무 커서, 혹은 가족을 지켜주기 위해, 또는 가족이기 때문에 저마다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드라마가 40%를 돌파한 것은 그러한 거짓말 중 최고 자리를 놓고 1·2위를 다투고 있었던 강성재(이정신 분)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났기 때문.

그런데 가슴에 사무치는 거짓말은 이뿐이 아니다. 드라마가 내포한 거짓말이 모두 비슷한 색깔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드라마는 지나치게 무겁고 패륜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어찌 보면 진짜 가족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하호호웃고 떠드는 홈 코믹 드라마가 아니라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가족이 때로는 남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내 삶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며, 가족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허울에 머물 수도 있는 여러 아픈 상황들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이제 거짓말에 속은 사람들의 치 떨리는 배신감을 차례로 꺼내 보이며 시청자의 몰입을 강화하고 있다.

찬란한 유산’ ‘검사 프린세스’ ‘49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스토리를 펼쳐내면서도 일관되게 스릴러의 재미를 안겨줬던 소현경 작가는 이번에도 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시청자는 모두 알지만 등장인물끼리만 모르는 거짓말이 과연 언제 탄로가 나고 어떤 식의 파국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궁금증을 매회 가중시키고 있는 것.

작가는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거짓말을 한 자가 겪는 천형의 고통, 거짓말에 동조하는 자가 감내해야 하는 아픔, 거짓말에 당한 자의 폭발하는 분노를 조화롭게 그러내고 있다.

그로 인해 묵직한 주제, 어두운 톤의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는 40%라는 시청률로 이 드라마에 호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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