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근 취재부기자

스마트 시대다. 지난해 3000만명을 넘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어플리케이션(앱)만 있으면 신문, 게임, 채팅 등 무한의 세계를 체험한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검색을 하고 업무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을 혁신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항상 빛과 그림자가 있듯 스마트폰의 사용이 결코 스마트하지만은 않다. 스마트폰을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채팅 앱은 성범죄 창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신상정보를 등록하지 않은 일부 채팅 앱은 신분을 밝힐 수 없어 성범죄 가해자의 추적도 어렵다.
최근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한 청소년은 여장을 해 자신을 여성으로 속인 점이 화제가 됐다. 그가 피해자를 고른 곳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서였다. 가출소녀로 위장해 성관계를 미끼로 피해자를 청주시내 한 모텔로 유인한 뒤 샤워 등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지갑과 의류 등 금품을 훔쳐 유유히 달아나는 수법을 썼다는 게 사건 조사를 한 경찰의 뒷얘기다.
야한 동영상이나 사진, 게임 등에 대한 접근도 일반적인 인터넷 보다 쉬워져 초등학생들도 쉽게 음란물을 접하고 있는 상황에 학부모들과 교육당국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앱 뿐 아니라 최근에는 스마트폰 기기 절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주지역에서도 이 같은 스마트폰 절도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분실되거나 도난당한 스마트폰이 아무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습득한 스마트폰은 장물업자가 구매하고, 이를 여러 단계의 매입업자들에게 되팔아 최종적으로는 중고 판매업자나 해외 밀반출 업자들에게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유심칩 등이 제거된 스마트폰의 명의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보이스피싱 등에 사용되는 이른바 ‘대포폰’도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고 있는 이 스마트폰 절도범죄는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범행이 많아 지역사회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일부 업자들의 유혹에 빠진 청소년들이 집단, 조직화된 범죄를 벌이기도 한다. 일선 교육현장과 경찰 등의 선제적 예방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도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