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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목적이 되어서야
돈이목적이 되어서야
  • 동양일보
  • 승인 2013.01.1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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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준 희 소설가

큰일난 일이지만 우리는 지금 물질만능주의와 황금만능주의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물질, 곧 돈이 모든 가치의 척도로 돼 있다.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수단이요 방편이지 목적은 아니다. 그런데도 배금주의자들은, 물질만능주의자들은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제일이라며 돈을 최고 가치의 반열에 올려 놓고 그 밑에서 지배를 받는다. 그러니까 이들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돈만 못해 우주를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생명까지도 우습게 여겨 인간으로 차마할 수 없는 짐승만도 못한 짓거리를 돈 때문에 자행한다.

우리의 비극은 여기서 비롯되기 시작했다. 물질의 가치와 생명의 가치를 모르니 어찌 비극이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질은 다만 존재할 따름이다.

물질은 생명 이전의 세계요, 생명 이하의 세계다. 때문에 감정도 감각도 의식도 이성도 없다. 요컨대 철학(사상)이 없다. 이것이 물질의 논리요 본질이다. 그러나 생명의 논리와 본질은 이와는 다르다. 생명은 절대요 존엄이다. 생명은 감정이 있고 의식이 있고 논리가 있고 선악 미추 시비 곡직 정 부정의 불의를 분별하는 사상(철학)이 있다.

이제 우리는 배는 어지간히 채웠으니 가슴과 머리를 채워야 한다. 우리는 여태껏 채워 넣는 배와 계산하는 머리만 있었지 느끼는 가슴과 생각하는 머리는 없었다. 배는 생물학적으로 볼 때 형이하에 속하기 때문에 형이상의 가슴(머리)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므로 배꼽 밑 형이하는 엄밀히 말해 배설과 섹스뿐이다.

우리 동양은, 특히 우리 한국은 서양과는 달라 효와 충을 근간으로 한 예절 교육을 절대 가치의 국시로 삼다시피 했기 때문에 자연과학을 숭상해 물질을 추구하는 서양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자연과학을 숭상한 서양은 물질을 중시했기 때문에 물질만능주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물질만능주의는 자본주의를 낳고 자본주의는 이기주의를 낳고 이기주의는 개인주의를 낳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동양과 서양을 구별할 때 ‘동도서기’라 한다. 동양은 도의 도덕이요 서양은 기계와 기술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렇듯 아름다운 도의 도덕을 제일의로 삼던 동도는 언제부터인가 서양의 물질 만능주의와 이해 타산에 물들려니 마침내는 시장지향주의에까지 빠지고 말았다. 그러고도 모자라 애바르고 재바르고 이악하고 영악스럽다. 그러니 자연 야박하고 각박하고 모지락스러워 부라퀴가 될 수 밖에 없다.

돈은, 물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 불가결한 것이어서 없어서는 안 될 절대한 존재다. 그러나 그렇다고 돈이 모든 가치의 평가 기준이 되고 돈이 만능이 된 채 인간의 꼭대기에 앉아 무소불위 무소불능의 전능을 휘두르는 한 이 세상은 절대로 아름다울 수 없고 평화로울 수 없다.

우리 인간에게는 돈보다 소중한 게 얼마든지 있다. 생명, 사랑, 의리, 지조는 돈보다 귀하고 부모, 자식, 형제, 우의도 돈보다 귀하다. 그러므로 돈을 귀하게는 여기되 돈의 종, 돈의 노예는 되지 말 일이다. 그러기에 베이컨도 말했을 것이다.

‘돈은 최선의 종이요 동시에 최악의 주인이다’ 라고.

어찌 베이컨 뿐이겠는가. 대 문호 톨스토이도 불후의 대작 ‘전쟁과 평화’에서 ‘아아, 돈, 돈! 이 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슬픈 일이 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했을 터이다. 돈이 필요하고 대단한 존재임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돈을 맨 꼭대기 자리엔 절대로 앉히지 말자. 그래야 사람한테서 사람 냄새나는 세상이 된다.

그렇다. 올 계사년부터라도 우리 모두 배보다 가슴 채우고 사람 냄새 풍기며 살았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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