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눈물’을 부른 이난영부터 ‘강남스타일’ 열풍의 주인공 싸이까지. 한국 가요사에 길이 남을 100인의 가수를 조명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Mnet)이 10일 공개한 ‘레전드 100 - 아티스트(Legend 100 Artist, 이하 ‘레전드 100’)’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엠넷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교수, 평론가, 기자, 업계 인사 등 분야별 음악 전문가 50명을 선정위원단으로 위촉, 3개월여의 작업 끝에 ‘레전드 100’ 명단을 확정했다.

‘레전드 100’에는 이난영, 싸이와 함께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가왕’ 조용필, ‘영원한 가객’ 김광석, ‘문화대통령’ 서태지와아이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이돌 스타 중에서는 ‘1세대 아이돌’ H.O.T와 S.E.S, 핑클의 이효리, god, 보아, 비 등이 포함됐다.

이날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엠넷 강희정 컨텐츠기획팀 팀장은 “젊은 세대와 부모 세대의 소통을 이뤄보고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슈퍼스타 K’ ‘보이스코리아’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예전 가수들의 노래가 젊은 층 사이에서 다시 사랑받는 걸 보며 예전 가요가 과거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젊은 세대와 충분히 소통할 수 있겠구나 싶었고, 그렇다면 그 소통의 장을 엠넷이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선정위원단에 포함된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사실 이런 프로젝트는 종이 매체에서 주로 했는데 방송 매체, 특히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음악 채널인 엠넷에서 한다고 해서 더 끌렸다”고 말했다.

그는 “제 아들·딸이 대학생인데 얼마 전 조용필 노래 중 제일 기억나는 게 뭔지 물으니 금방 대답을 못하더라”면서 “세대 간 단절처럼 뼈아픈 게 없다. K팝의 뿌리를 알기 위해서라도 ‘레전드’를 한 번 훑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엠넷은 한국 가요의 태동기인 일제강점기부터 2002년 12월 31일 사이에 음반을 내고 활동한 가수를 대상으로 ‘레전드 100’을 선정했다.

선정 기준은 대중음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점수인 ‘레전드 지수’와 가창·퍼포먼스·싱어송라이터·록&밴드·아이콘 지수 등 총 여섯 가지다.

강희정 팀장은 “레전드라는 호칭을 붙이고 업적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정도는 활동해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 판단해 2002년 12월 31일까지 음반을 발표하고 활동한 아티스트로 대상을 한정했다”고 말했다.

임진모 위원은 “한국의 독특한 음악 환경을 고려하려면 (기준을) 여러가지로 나눠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처음에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도 했지만, 의견이 다른 50여 명이 모여 결정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빠지는 가수가 거의 없게 되더라”고 소개했다.

엠넷은 이달부터 매월 한 편씩, 총 7회에 걸쳐 ‘레전드 100’을 조명하는 프로그램 ‘레전드 100 - 아티스트’를 방송할 예정이다. 첫회는 오는 15일 밤 12시에 전파를 탄다. ‘레전드 100 - 아티스트’의 마지막 편이 방송되는 7월에는 ‘레전드 100’의 순위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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