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훈풍에 유동성 가세

2013년 한국 주식시장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 회복, 세계적인 유동성 증가 등에 힘입어 활기를 띨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한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문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난 등 세계 주요국의 위기가 해결되지 않았고 저성장의 우려가 여전한 점은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세계적 경기 회복… “코스피 상승할 것”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주식시장이 경기 회복에 힘입어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다가 주요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풍부해진 유동성, 한국 증시 저평가 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또 내년 2월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해 경기 부양에 나서면 주식시장은 더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강해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은 2분기부터 하반기 회복을 선제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지수 변동 범위를 1,800∼2,300 사이로 제시했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내년 1분기까지는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로 불안정하게 흐를 것이지만 유동성 강화 효과가 나타나면서 2분기부터는 점차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도 "내년에는 미국 가계 재무조정 마무리로 자산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수출물량 개선 등으로 한국 기업에는 이익 증대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면서 코스피가 1850∼2300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도 내년 코스피를 밝게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12월초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면 한국 경제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면서 2013년 코스피 밴드를 2,000∼2,450으로 예상했다.
JP모건도 “대내외 경제 여건 개선에 힘입어 코스피 상승세는 내년 하반기에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코스피 변동범위를 2090∼2380으로 제시했다.

새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부양책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전통적으로 대통령 임기 1년차 하반기와 2년차 상반기에 높은 성과를 냈다"면서 “이 시기에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재정절벽ㆍ유로존 재정난…끝나지 않은 위기
상반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식시장에 가장 큰 위험은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다.
재정절벽이 현실화할 경우 감세정책이 종료돼 세율이 인상되고 정부의 재정지출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재정절벽이 현실화하면 세계 경제에 끼치는 여파가 워낙 큰 탓에 미국 정치권이 어떤 방향으로든 연내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의견 차이가 워낙 커 전면적인 타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유로존 위험도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다.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매입(OMT) 방침을 밝히고 유로존 상설구제금융인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출범했지만, 이들 조치가 유럽 재정위기 재발을 막는 완벽한 방화벽은 아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신(新)재정협약, 단일은행감독기구 설립, 유로본드 발행 등을 이행해야 하는데, 오는 9월 총선이 예정된 독일을 포함한 회원국 간의 견해차가 커서 협의가 쉽지 않다.
국내적으로도 2013년 한국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식시장에 부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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