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주서 대국민 사과 '회초리 투어' 개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는 14일 첫 일정으로 대국민 `참회 행보'에 나섰다.

당 수습 및 혁신의 시동을 걸기에 앞서 대선 패배에 대한 지지자들의 분노와 냉소를 달래는 데 힘을 쏟은 것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현역의원 40여명, 김원기 정동영 권노갑 상임고문, 당직자 등 민주당 관계자 200여명은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민을 상대로 '사죄의 삼배'를 올렸다.

이들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통렬한 반성과 참회로..", "백척간두에 서서 거듭남으로.."라는 말과 함께 어둡고 비장한 표정으로 삼배를 했다. 그러고 나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았다.

문 위원장은 현충원에서 "열화와 같은 국민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했고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민주당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제 사즉생의 각오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현충원을 찾은 인사 가운데 선대위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의원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첫 비대위 회의에서도 "저희에게 혹독한 회초리를 들어달라"면서 "잘못을 제대로 짚어야 고칠 수 있고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이번에 제대로 혁신을 하지 못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면서 "백가지 말이 아니라 한가지 실천으로 뼛속까지 바꿀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현충원 참배에 민주당 127명의 의원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 참석한 데 대해 쓴소리가 나왔다.

이용득 비대위원은 "127명의 의원이 참패에 대해 과연 반성을 하는지 국민이 쳐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위원장은 "우리가 연락을 못 했거나 외국에 있어 참석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개인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좋으나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이야기하면 이견으로 비친다"고 말해 첫 회의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문 위원장 등 지도부는 회의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찾아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이어 4ㆍ19 민주묘지를 방문해 사죄의 삼배를 올렸다.

문 위원장은 오후 비공개 비대위원 간담회를 열어 비대위 내 대선평가위와 정치혁신위의 위원장을 외부에 맡기고 외부 인사 영입을 이번 주 내로 완료하기로 했다.

현재 영입 대상으로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민주정책연구원장 출신의 박순성 동국대 교수, 선대위에서 활동한 안경환 서울대 교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등이 거론되나 대부분이 고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15일에는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하고, 16일에는 경남으로 발걸음을 돌려 김해 봉하마을과 부산 민주공원을 찾는다.

이는 전국을 돌며 대국민 사과를 하는 이른바 '회초리 투어'의 일환이나, 지도부 일각에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와 영호남 방문 이후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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