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사람보다 중요하냐" 비난

노숙인 쉼터도 없는 청주시가 10억원을 들여 유기동물 보호소를 건립할 예정이어서 사람보다 동물이 중요하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청주시 등에 따르면 동절기를 맞아 한파에 따른 노숙인 사망 등 안전사고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청주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2월말까지를 동절기 노숙인 상담 특별활동 기간으로 정해 노숙인 보호에 나서고 있다.
청주시는 이를 위해 5개반을 순찰조로 편성, 주 2회 이상 중앙공원, 상당공원, 청주역, 다리밑, 재개발 지역, 터미널 등 노숙인 주거 예상지역을 순찰하고 노숙인들의 시설 입소를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청주지역의 노숙인 보호시설은 청주시가 위탁운영중인 한마음실직자지원센터가 유일하다.
이 센터에는 정원 15명의 노숙인 쉼터가 있으며, 청주시는 노숙인 수용 지원을 위해 연간 1억40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청주시는 자체적으로 노숙인 보호시설을 건립할 계획이 없다.
특히 청주시는 현재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 외에 청주지역에 노숙인이 얼마나 되는 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노숙인들이 시설 입소를 꺼리는 데다, 거처하는 곳도 일정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청주시는 무려 10억원을 들여 유기동물 보호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기동물을 보호할 시설이 마땅치 않은 데다 위탁기관의 보호환경이 열악, 유기동물 보호시설 건립 필요성이 있고 이에 대한 동물보호단체 등의 민원이 있다는 배경에서다.
시는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흥덕구에 있는 시유지 3000㎡ 부지에 사무실, 진료실, 미용실, 보호실, 격리실, 고양이실 등을 갖춘 건축면적 800㎡의 2층 건물을 건립할 예정이다.
청주시는 청주지역의 유기동물 처리건수가 2011년 1254마리, 지난해 1327마리 등으로 한 달 평균 100마리 이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노숙자 수는 파악조차 못하는 반면 유기동물 숫자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노숙자 쉼터 건립은 생각조차 안하면서 유기동물 보호시설 건립을 위해 1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시의 발상에 “갈 곳 없는 사람보다 버려진 동물들이 더 소중하냐”는 비난이 거세다.
청주시 관계자들은 “노숙인 현황은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노숙인 쉼터 건립 계획은 없다”며 “유기동물 발생 건수가 늘어나는 데다 보호시설 건립 필요성이 제기돼 10억원을 들여 건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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