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가경동 자원봉사대

기쁨은 나누면 2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신념으로 나보다는 우리, 나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며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여성 봉사대가 있다.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5만6000명의 동민을 위해 20명의 아줌마들이 똘똘 뭉쳐 사랑나눔 봉사실천의 선두에 서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자원봉사대(대장 구세정).

이들 봉사대는 생활이 어렵고 홀로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독거노인세대를 방문해 지역내 목욕시설의 후원을 얻어 목욕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매년 초에는 경로당을 돌며 떡국을 직접 만들어 대접하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에는 송편을 빚어 저소득 가정에 배달한다.

또 김장철에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대입 수능날에는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들이 수능한파를 이겨낼 수 있게 따뜻한 차를 끓여주며 사랑을 나눈다.

가경동 봉사대는 다른 동에 비해서 적은 인원이 활동하고 있지만 특유의 여유와 사랑나눔 실천이라는 목적으로 뭉친 끈끈한 동료애로 사랑을 나눠 주고 있다.

●자식과 같은 마음으로 목욕봉사 펼쳐

가경동 자원봉사대는 매월 하루씩 무의탁 독거노인들의 목욕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가경동 ‘명인사우나(대표 김인보)’의 후원을 얻어 매번 10명씩 독거노인의 등을 밀어주고 세상이야기를 나누며 말벗이 돼 주고 있다.

목욕봉사가 끝나면 노인들의 주린 배를 채워준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봉사대원들은 무료 식사를 흔쾌히 허락한 음식점 ‘장수촌(대표 정문규)’을 찾아 푸짐한 삼계탕으로 또 한번 감동을 선사한다.

이들 독거노인들은 정성으로 섬기는 봉사대원들이 친 자식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이유다.

목욕봉사를 후원해 주는 사우나와 식당은 자원봉사대가 직접 발로 뛰며 사랑나눔실천 협조를 위해 후원을 얻어냈다. 2010년부터 매월 10명씩 360명의 노인들에게 목욕봉사를 실천했다.

●새해에는 떡국에 사랑을 싣고

봉사대는 매년 새해가 되면 떡국을 준비하느라 분주를 떨어야 한다.

새해에는 모든 이들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로 바쁜 시기여서 사랑나눔을 실천하려는 봉사의 손길이 다소 줄어줄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선수는 위기에 빛을 발하기 마련.

봉사대원들은 모두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명절이면 더욱 쓸쓸해 하는 노인들을 위해 떡국 봉사를 펼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한가하게 쉬지도 못하는 이유다.

매년 새해가 되면 떡국봉사를 위해 봉사대원들은 십시일반으로 경비를 마련하거나 지역 독지가들이 후원해준 물품으로 29개 경로당을 1개월간 순회한다.

물론 봉사대가 정성스레 준비한 떡국을 노인들에게 대접하기 위해서다.

떡국봉사와 함께 노인들의 불편한 사항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주위의 조언도 구하는 수고도 봉사대원들의 몫이다.

●매년 5월 경로잔치로 효 실천

매년 5월 가정의 달이 되면 가경동주민센터는 장날 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소란스럽고 분주하다.

봉사대원들이 경로잔치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경로잔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며칠간의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잔치날 사용할 음식 재료를 구입하고 구입한 재료를 직접 다듬고 손질하는 요리준비 기간만도 이틀이 걸린다.

음식이 기본이 되는 사골육수를 끓이는데도 하루가 꼬박 걸린다.

봉사대원들은 음식준비를 할때마다 음식이라는 것이 정성을 기울인 만큼 맛이 더해진다는 봉사대장의 음식철학 때문에 두배, 세배의 정성이 더해진다.

김숙희 가경동장은 “자원봉사대가 실천하는 사랑나눔은 우리 사회에 한 줄기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라며 “행정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봉사대원들이 봉사활동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가경동 열혈 아줌마 20명의 봉사대원들은 뜨거운 봉사의 열기로 매서운 한파를 녹이고 있다.

봉사대원들은 사랑 나눔이라는 작은 날개짓이 청주시 전체로 퍼져나가 모두가 행복한 한해를 보내길 소망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대입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스트레스를 잘 알기에 매년 대입 수능시험 날이면 정성스럽게 끓인 한방차를 수능시험 고사장 입구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원들은 추운 날씨에 시험을 치르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그 동안 힘들게 준비했던 모든 실력을 빠짐없이 발휘해 좋은 결과를 바란다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는다.

구세정 자원봉사대장은 “자식같은 우리 수험생들을 위해 전날 늦게까지 준비하고 새벽 일찍 고사장에 나오자면 몸은 피곤하지만 이런 피곤함은 기분좋게 즐길 수 있다”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김진로>

봉사대 명단

 

△구세정 △정순규 △안병희 △성해자 △신혜옥 △장입분 △김연순 △임재봉 △구은정 △곽규섭 △문정이 △백정희 △한정임 △정상균 △서석민 △오해영 △유혜영 △윤정임 △구영주 △박병욱

 

 

올해로 봉사활동 20년…봉사할 수 있어 행복

구세정 청주 가경동 자원봉사대장

 

“몸이 불편한 노인을 보살피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2년째 가경동 자원봉사대를 이끌고 있는 구세정(여?48?☏010-6434-5648) 봉사대장은 자신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한다.

아픈 노인들을 보살피다 보면 본인이 마치 친자식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 정도로 봉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다정한 성격을 갖고 있다.

그는 “아픈 노인들을 보살피다 보면 어르신들이 자식보다 더 좋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며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힘든 것도 잊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로 봉사에 매력에 빠져 생활한지 20년째다.

연초가 되면 1주일에 9~10시간을 봉사활동에 전념하다보니 남편의 반대도 있었지만 아내이자 3남매의 어머니, 봉사대장, 어머니회 활동까지 1인다역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 모습을 지켜본 남편이 이제는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가장 미안해 딸을 가족봉사단에 참여시켜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것으로 딸의 환심을 사는 지혜도 발휘했다.

엄마의 외도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철부지 딸도 엄마와 함께 봉사활동으로 구슬땀을 흘리면서 모녀의 정도 더 돈독해 졌다.

그러나 구 대장은 주위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은데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구 대장은 “열심히 봉사할 분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주위 어려운 이웃에 더 많은 사랑을 전하고 싶은 게 소망”이라며 “하지만 월 회비 1만원으로는 한계가 있어 도움을 주실 분들이 후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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