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익 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

요즘 영화관을 찾다 보면 어린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대부분이 3D(Three Dimensions·3차원)로 제작되고 있으며, 일부 영화는 4D로도 상영하고 있다.

이미 삼성과 LG 등 대형 가전업체도 3D TV를 앞 다퉈 출시하고 있으며, 일부 통신사업자는 3D방송 전용 채널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아이 손을 잡고 김청기 감독의 2D 영화인 로봇태권브이스페이스 간담브이를 극장 직원이 나눠 준 입체안경을 쓰고 보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완전히 지워지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이제는 3D가 영화뿐만 아니라 의료·관광·바이오 등 모든 산업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R&D분야에서는 처음 시작단계인 설계부터 3D를 활용한 가상 시뮬레이션 검증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사람의 왼쪽 눈과 오른 쪽 눈은 약 6.5cm 떨어져 있고 이에 따라 두 눈이 각각 다른 각도로 사물을 보게 된다.

왼쪽 눈만으로 어떤 물체를 보다가 오른쪽 눈만으로 그 물체를 바라보면 마치 위치가 달라진 것 같이 느끼게 되는 것인데 이 원리로 인해 사람은 사물의 입체감을 지각하게 된다고 한다.

3D 입체영상은 바로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즉 왼쪽 눈과 오른 쪽 눈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보듯이 두 대의 카메라(또는 양안렌즈 카메라)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찍고 이를 합친 것이 3D 입체영상이다.

3D영상은 크게 리얼3D와 컨버팅3D로 대별된다. 리얼3D는 이름 그대로 사람의 두 눈이 보는 것처럼 카메라 2대를 이용해 촬영하는 것이며, 컨버팅3D2D영상을 인력과 소프트웨어로 좌우영상을 만들어 합성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3D분야가 향후 5년 이내 모든 산업분야와 생활에서 일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심지어 3D4D를 넘어 두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효과를 이용, 사진용 필름과 유사한 표면에 3차원 이미지를 기록하는 홀로그램도 상용화될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서울 강남역에서 소녀시대 V 콘서트가 홀로그램으로 상영돼 온라인을 타고 전 세계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충북지식산업진흥원도 이런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3D 입체영상 컨버팅 전문인력 양성사업1기와 2기로 나눠 2차례 추진했다. 사실 사업계획 수립 당시 교육생(125·225) 모집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교육수료 즉시 현장투입이 가능한 실무위주의 잘 짜인 커리큘럼 덕분인지 다소 생소한 3D 분야이지만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으로 수강생 확보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취업이라는 대명제 앞에 교육생과 강사진, 지식산업진흥원이 하나가 된 인고(忍苦)의 시간이 지나갔다.

이런 노력으로 1기 교육생 25명 중 14명은 이미 취업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교육생들도 취업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2기 교육생들이 취업전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1228일자로 4개월간의 전문교육과 2주간의 현장실습을 모두 마친 최정예 3D 취업전사들이 출발선에 서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4개월을 동고동락하며 3D컨버팅 강의를 받았던 2기 교육생들을 막상 취업전쟁으로 내보내려고 하니, 마치 어린 자식을 물가에 내보낸 부모의 심정처럼 불안하다.

그러나 교육생들이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인 3D분야에서 100% 취업이라는 ‘3D 취업별곡을 반드시 써 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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