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 성 충북도 부교육감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100년 전에 여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면 감옥에 집어 넣었습니다. 50년 전에 식민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테러리스트로 수배당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서두부터 인용을 조금 길게 넣어보았다.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첫 페이지에 나오는 친필 서문이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긴(혹은 짧은) 시간이 흐른 후 가능한 현실이 되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그 놀라운 변화를 우리는 통상 발전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반가움을 느낀다. 평소 갖고 있던 필자의 생각 한 자락을 여기서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 교수의 이 주장은 고착적 패러다임에 묶여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용기를 요구하는 말로 들린다.

필자는 여기서 대안이야기라는 두 단어에 집중해 본다.

물론 이제부터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위에서 밝힌 책의 속 내용과는 무관하게 평소 생각하고 있는 일반론이다.

필자가 충북교육에 몸담은 것은 9개월 남짓이다.

아울러 지금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또한 교육이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충북교육 구성원들과 울고 웃으면서 보고 느낀 것은 무엇인가?

우선, 교육이 무엇이고 교육을 이끄는 사람들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기에 9개월은 결코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음을 말하고 싶다.

과연 전국 최고의 충북교육의 저력은 어디에 연유하는가?

무엇보다도 충북 교직원들은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는 교육이 무엇인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한다.

그야말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많은 대안들을 검증하는 이야기과정들은 때때로 구성원 간 불협화음을 내기도 하고, 불가능으로 단정되기도 하지만 결론은 대체로 긍정과 화합으로 녹여낸 빅 씽크(Big Think)를 창출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조금 전에 말한 긍정과 화합의 녹여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머리로 아이디어를 짜내는 브레인스토밍을 넘어선, 데이비드 R. 카루소의 이른바 하트스토밍(heartstorming)의 진수를 우리 충북 교직원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한 비전을 향해 움직이도록 하는 감성과 정서의 연대감, 긍정과 화합, 그 하트스토밍의 위대성이 바로 충북교육을 일류교육으로 만들어 내는 저력인 것이다.

충북교육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카루소가 위 책에서 말한 대로 합리적 이성과 풍부한 감성을 겸비한 뛰어난 리더로 명명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교육감님을 모시게 되는 행운도 얻었다.

큰 안목으로 모든 상황을 조망하면서 원칙과 대의에 입각하여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시고, 그런 가운데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온화하고 감성적인 리더십으로 교육가족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을 하나 되게 하셨다.

대안 모색이야기’, ‘긍정과 화합’, ‘뛰어난 리더십이 어우러진 저력 위에 충북교육의 찬란한 금자탑이 이렇게 빛나고 있는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