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과 함께 하는 취임식을 위해 일반 국민 3만명을 포함해, 6만명을 초청할 예정이다. 18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위원장 김진선)는 다음달 25일 거행되는 박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6만명을 초청하고, 이중 3만명은 일반 국민의 신청을 받아 선정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을 비롯한 취임행사는 다양한 계층의 국민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국민과 함께 하는 의미있는 행사로 만들 계획이라며 박 당선인이 평소 갖고 있는 국정철학과 비전이 잘 담겨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취임준비위는 이에 따라 일반 국민의 취임식 참석 신청을 21일 개설되는 인수위 홈페이지 내 취임준비위 코너를 통해 27일까지 일주일간 접수할 예정이다. 대통령 취임식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초청, 국민 모두의 축복과 기대 속에서 첫 걸음을 내딛는 일은 의미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같은 취임식을 통해 향후 자신이 펼쳐나갈 국정철학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선포하기 위한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의지와 신념이 취임식이란 상징적 행사만을 통해 표출돼서는 안된다.

역대 정권에서도 취임식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초청,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하지만, 이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채 독선과 아집에 빠져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벗어난 국정으로 실망과 불신을 자초한 사례가 적지 않다.

박 대통령 당선인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심을 헤아려 이를 반영하고, 이를 토대로 국정을 운영해 나갔다는 의미를 취임식을 통해 표출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지와 신념은 국정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과 어느 만큼 소통하고 어느 만큼 마음을 여는 지를 통해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취임식에 많은 국민이 참여했다는 상징적 의미에 만족해서는 향후 5년 동안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 정부를 이끌어가기 어렵다. 내각 구성에서부터, 정책을 조언하는 참모진까지 박 대통령 당선인의 확고한 의지와 신념을 받아들여 국민과 함께 하는 정부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껏 역대 대통령들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지 못한 것은 취임 초기 국민에게 한 약속과, 스스로 다짐한 의지를 5년 내내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정책적 판단 오류와 권력 지향적 행태에 함몰돼 대통령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그로 인해 민심과 동떨어진 국정을 추진하면서도 잘못됐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까닭이 크다. 대통령 스스로 열린 눈과 귀를 갖고 생생한 민심을 직접 보고 들으며, 이를 국정에 반영토록 강력한 의지와 신념을 참모들에게도 주입시켜야 한다.

정책 입압에서부터 추진 과정에까지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고, 냉철한 판단과 검증을 통해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취임식보다 퇴임식에 다양하 계층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대통령의 퇴임을 아쉬워하고 격려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것이 이번 대선을 통해 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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