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삭 취재부 기자

충북경찰이 술로 인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잇따른 경찰 음주사고에 이어 올해 초는 음주 경찰관이 피의자를 폭행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충북경찰은 술로 유명세를 타 왔다. 2010년부터 술을 마시고 상습적으로 서민들을 괴롭히는 사람들, 일명 주폭을 척결하는데 충북경찰이 앞장섰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었고, 이들의 공포에 떨고 있던 도민들의 호응도 좋았다. 2012년부터는 수도권과 전국의 경찰들이 충북경찰의 주폭 척결에 동참했다. 한 중앙일간지에서는 술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보도가 연일 잇따랐다. 주폭척결을 처음으로 도입한 충북지역이 성공적인 사례라며 연일 언론에 소개됐다. 충북경찰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는 높아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충북경찰이 술로 인해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지난해 충북지역에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부터다.

당시 충북경찰은 성폭력범죄와 강력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특별방범 비상근무를 벌였는데, 우연치 않게 이 기간에 충북지역 경찰들이 음주운전으로 잇따라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술로 얻은 신뢰가 술로 인해 무너진 셈이다. 심지어 술을 마신 경찰관이 무전취식을 한 40대 남성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이 남성이 전과 12범에 술을 마시면 주변 상인들에게 행패를 상습적인 주폭으로 소문나있었고, 연행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일어난 일이어서 큰 문제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근무중인 경찰관이 근무지를 이탈, 술을 마시고 근무지에서도 술을 마셨다는 사실은 그동안 쌓아놨던 도민들의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렸으며 적잖은 실망도 가져왔다.

술은 변질자이다. 처음에는 벗, 다음에는 적이 된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충북경찰은 이 말을 명심하고 주폭으로 얻은 도민들의 신뢰와 명예를 더 이상 잃지 말아야겠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