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 택 신부

 

사랑합니다.

인생은 대박입니다. 사람은 남의 덕으로 태어나서 남의 덕으로 살아가고 죽을 때도 남의 덕으로 죽고 무덤으로 갑니다. 나의 행복에 남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입니다. ‘너 없는 나, 나 없는 너’는 존재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남에게 준 것보다 남에게서 받은 것이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대박인 것입니다.

새해에는 사람들 모두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와 “네가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는 하나님 말씀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우리의 만남을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의 마음을 같이 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 하여도 은혜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습관적으로 거울을 자주 봅니다. 거울을 보면서 저는 거울의 새로운 모습과 인간 삶의 신비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웃어야 내게 웃음을 선사한다. 웃을 수 있음은 큰 행복입니다. 웃을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이란 시간과 기회는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금은 순금이 아니라 지금이다. 지금의 다른 이름은 현재이고 오늘입니다.

‘세상에서 너 소유한 모든 것 중 가장 귀중한 것은 ‘오늘’이니 너의 구원자 오늘은 어제와 내일이라는 두 도적 사이에서 자주 십자가에 달리운다. 기쁨은 오직 오늘의 것, 언제나 내일이 아닌 다만 오늘 너는 행복할 수 있으리니.(중략)오늘은 너의 것이니 신께서 오늘을 네게 주셨다. 모든 어제는 거두어 가셨고, 모든 내일은 아직 그분의 손안에 있도다.(중략)오늘은 너의 것이니 하루가 끝날 때 “나 오늘을 살았고, 오늘을 사랑했노라”고 말할 수 있게 하라.’

오래도록 마음에 담고 사는 ‘오늘’이라는 글의 일부분입니다. 이 글을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해 더욱 값지게 다가옵니다.

선물이란 공짜입니다. 2013년 새해는 사랑하는 나에게 하느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자’라는 욕망은 모두의 바람입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9988234’라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닌 더욱 절실하게 마음에 와 닿는 말이 되었습니다.

어느 모임에서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소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천당 가는 것입니다’라 하며 모두가 손들었는데 그래서 다시 지금 당장 가고 싶은 사람 손들라하니까 순간 장내가 조용해지고 자기들끼리 눈치보고 당황해하며 아무도 손들지 못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집에 가는 것을 목적으로 살고 있지만 가고 싶은 소망과 원수 같은 세상에 대한 미련 때문에 현실과는 너무나도 먼 차이가 있음을 느낍니다.

모든 시간과 기회는 언제나 하느님이 주시는 귀중한 선물입니다.

좋으신 하느님 사랑이 독자들과 늘 함께 하시고 행복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즐겁게 살기 위한 마지막 보너스를 선물합니다. 인생의 길은 산과 비탈 많은 여로라오. 저승에서 데리러 오거든 다음과 같이 핑계하소.

환갑(60세)에 데리러 오거든 지금 부재중이라 하소.

고희(70세)에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이르다고 하소.

희수(77세)에 데리러 오거든 지금부터 여생을 즐긴다고 하소.

산수(80세)에 데리러 오거든 이래도 아직은 쓸모 있다고 하소.

미수(88세)에 데리러 오거든 쌀을 좀 더 축내고 간다고 하소.

졸수(90세)에 데리러 오거든 그렇게 조급히 굴지 말라고 하소.

백수(99세)에 데리러 오거든 지금 부재중이라 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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