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시 이상 징후 못 느껴" vs "부대 부적응에 탈영 가능성"

중부전선 최전방부대 소대장이 부대를 이탈한지 26일째 행방이 묘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육군 모 부대 등에 따르면 철원지역 최전방부대 소대장으로 근무하는 박모(25) 소위가 행방불명된 것은 지난해 12월29일 오전 11시30분으로 추정된다.

당시 부대 측은 소대원을 이끌고 수색작전에 투입해야 할 박 소위가 보이지 않아 찾아 나섰다. 그러나 박 소위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이에 부대 측은 박 소위의 고향집 등에 탈영 사실을 알리고 연고지 등을 중심으로 소재를 탐문하고 있으나 26일째 되는 이날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임관 후 같은 해 11월 초 전방부대로 전입한 박 소위는 부대 내 간부숙소(BOQ)에서 생활하며 수색·매복 등의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대 측은 전방부대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무 부적응에 따른 단순 탈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대가 지형적으로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곳이 아니고, 부대 내 간부 숙소와 인근 마을까지는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불과한데다 인근 마을로 걸어가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소위의 가족들은 부대 내에 또 다른 문제로 사고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임관 후 군사교육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아들이 탈영할 리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직속상관인 해당 부대 중대장이 아들의 행방불명사건 일주일 만에 다른 부대로 전보조치된 점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 소위의 휴대전화 통화내용 분석결과 탈영 당일인 오전 9시54분께 부친과 통화한 이후 오전 11시14분께 부대 동료 간부와 통화한 것이 마지막 통화로 알려졌다.

박 소위 아버지(54)는 "임관 후 부대 부적응이나 어려움에 대한 호소는 전혀 없었고, 당일 통화에서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며 "탈영했더라도 한 달째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부대를 찾아가 아들의 당일 행적을 살펴봤는데, 부대 숙소 옆 야산으로 이동한 흔적이 눈 쌓인 발자국으로 나타났지만, 중간에 흔적이 끊어져 더는 확인할 수 없었다"며 "택시를 부른 통화내용도 없고, 버스를 탔다는 증거나 목격자도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전방부대 소대장이 행방불명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군 수사기관에서는 뭘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며 "무슨 변고가 난 것인지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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