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영동 황간파출소장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은 총 인구의 11.8%(2012년 기준)로 국제 기준으로 보면 고령화(7% 이상)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치안ㆍ복지인프라는 인구변동을 따라잡지 못해 노인들이 안전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실종 노인에 대한 신고 건수는 지난 2008년 2721명에서 2012년 3989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 확인조차 안 되는 노인도 증가했다.

실종 노인 가운데 미발견자는 지난 2008년 12명에서 지난 2012년 8월 기준 128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또 실종되는 노인들의 대다수는 치매환자로 실종신고가 접수되는 노인 가운데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치매노인의 경우 배회증상을 보이거나 장소 지각 능력이 떨어져 실종될 위험성이 매우 크며, 치매가 증가하면 실종 노인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 안전대책이 시급하다.

실제 전국적으로 지난 2007년 9만4126건에서 2011년 7만6624건으로 전체 건수는 다소 줄었지만 노인 대상 강력범죄(829건→1110건)와 폭력범죄(1만7155건→2만1428건)는 늘어났다.

황혼의 고독도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는 지난 2001년 1448명에서 2011년 4406명으로 세 배로 증가해 하루 평균 12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09년 OECD가 조사한 65~74세 노인 자살률(10만명당 자살자)에 따르면 한국은 81.8명으로 미국(14.1명)의 5배, 영국(4.8명)의 20배가 되는 수치로 1위였다.

자식들은 찾아오지 않고, 배우자마저 먼저 죽고 나면 고독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노환까지 겹치면 외로움이 극대화돼 자살을 결심할 개연성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또 독거노인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독거노인은 지난 2000년 54만3522명에서 2010년 105만565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024년께 독거노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10.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0가구당 1가구는 독거노인이라는 셈이다.

독거노인이 늘어나면 돌보는 사람 없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孤獨死)가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시골마을에 독거노인이 많아지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할 판으로 외롭게 죽어가는 노인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현실이다.

이 기회에 노인들에 대한 안전망의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우리 모두의 많은 이해와 관심으로 적극적인 보호활동을 통하여 따뜻하고 행복한 삶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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