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 여제' 우효숙(27·청주시청)이 빙판 위의 활주에 도전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우효숙이 지난해 1128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등록해 올해 동계체전에 출전한다고 24일 밝혔다.
우효숙은 2003년 성인 국가대표에 뽑힌 이래 한국 롤러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으로 활약해 온 선수다.
2008년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20092관왕, 20114관왕 등 국제무대를 휩쓸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EP 1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전부터 다른 종목에 관심을 나타내 온 우효숙은 최근 롤러스피드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하기로 결심, 현재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개인 전지훈련을 하며 스케이팅 감각을 익히고 있다.
기본적으로 스케이트를 타며 속도를 겨룬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롤러스피드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 사이에서 선수가 종목을 바꾸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금메달리스트인 채드 헤드릭(미국)20대 때 세 차례나 로드 경기 세계 기록을 세운 엘리트 롤러 선수였다.
지금도 호주 등에는 롤러 출신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한국 여자 대표팀의 박도영(한국체대)도 어린 시절 롤러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여름에 빙상 훈련을 하기 어렵던 과거에는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도 오프시즌에 롤러 훈련을 하면서 스케이팅 감각을 유지했다.
특히 긴 거리를 달리는 데 익숙한 롤러 선수들은 체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김관규 전무이사는 "스케이팅의 기본 요건은 두 종목이 똑같다"면서 "롤러 스케이트는 스피드스케이트보다 바닥과의 마찰력이 강하기 때문에 롤러 선수들은 체력에서 강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롤러와 달리 날의 뒤쪽이 구두에서 떨어지는 클랩스케이트에 적응하고 빙판 위에서의 미세한 감각을 갖춰야 하는 등 종목을 바꾸는 것이 결코 단순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효숙은 롤러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정상급 선수였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선전을 점쳐볼 수도 있다.
우효숙이 새 종목에 빠르게 적응해 '롤러 여제'의 명성을 빙판 위에서도 이어갈지 관심을 끈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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