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직적 범행 아니고는 불가능"

속보 = 충남도교육청 장학사 선발시험 부정과 관련해 논술과 면접시험 문항 모두 출제위원 소집 전에 응시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자 3

이는 결국 시험 문제를 내기도 전에 사건 관련자들이 먼저 시험문제를 만들어 놨다는 것으로 시험문제 출제과정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출제위원 선정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청 관계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경찰은 확신하고 있다.

28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논술시험과 면접시험 문항이 핵심 키워드 형태로 응시자들에게 전달된 시점은 출제위원이 소집되기 3일에서 길게는 6일 전에 이미 응시자들에게 전달됐다. 다만 면접시험의 문항의 경우 사전 유출됐다는 소문이 돌아 출제위원들이 실제로 낸 문제가 시험 2~3일 전에 다시 응시자들에게 전달됐다.

전달 형태는 문장이 아닌 핵심키워드로 대부분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통해 돈을 거넨 등사자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시험문제는 이들이 받은 핵심키워드(논술 6, 면접 3)를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경찰, 조직적 범죄에 무게

압수수색에 이어 일주일 채 응시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은 이들로부터 시험문항 키워드를 전달받은 시점이 출제위원 소집 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경찰은 누가 시험문제를 사전에 만들어 전달했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이미 확정해 응시자들에게 전달한 문제가 실제로 시험에 출제될 수 있도록 출제위원회를 조정한 인물을 밝혀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의 전 과정에 걸쳐 충남도교육청이 깊숙히 관여했다는 정확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출제위원 선정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청 담당부서에서 몇 가지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경찰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볼 때 교육청은 출제위원을 하루나 이틀 전에 선별해 상급자의 결재를 받아 출제위원에게 소집 하루 전 연락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래 전에 출제위원을 포섭해 사전 모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험문제, 출제위원회 어떻게 통과됐나?

출제위원과 공모해 사전에 이렇게 만들어 냈더라도 이 문제를 추후에 진행된 출제위원회를 통과시켜 실제로 시험에 나오게까지 한 부분도 의문점이다.

위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논술출제위원회의 경우 출제위원들은 각 분야별(6개 분야)2~3문제를 기명으로 낸 뒤 이를(84~126문항) 취합해 전체 회의를 거쳐 분야별 1문항 씩 6문제를 가려내 최종 출제문제로 확정하게 된다. 위원 당 3분야에서 문제가 선택될 경우 2명만 포섭해도 된다는 얘기지만, 경찰은 (포섭된) 위원당 많아야 한 두 문제가 선택됐다고 밝혀 최소 3명 이상의 출제위원이 포섭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출제위원 전체가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문제를 최종 확정하는 전체회의에서 영향력 있는 출제위원이 포섭된 출제위원이 낸 문제가 선택되도록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점을 포착했다.

경찰은 논술과 면접 출제위원장 중 한 명을 포함해 출제위원 중 일부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하는 등 대부분의 출제위원도 조사했다고 밝혔다. <대전/정래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