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대표적 구호·복지 기구의 성금 모금액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30일 현재 496800여만원을 모금했다.
지난해 1130일부터 이달 말까지 465000만원의 성금을 모을 계획이었는데, 6.8%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하이닉스와 대원 등 지역 내 기업들이 불우이웃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많은 성금이 모였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충북 한적)는 회비 집중 모금 종료 하루를 앞둔 이날 현재 목표액의 절반가량을 걷는 데 그쳤다.
집중 모금이 시작된 지난해 124일 이후 2개월 가까이 모금한 회비는 고작 79000만원이다. 목표액 16500만원의 49.2%에 불과하다.
해마다 1월 말까지 70%가량이 걷혔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이맘때는 112000만원을 모금했어야 한다.
이런 곤혹스러운 상황은 지난해 1127일 기자회견을 열어 회비 모금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공무원들에 이어 마을 이장·통장들까지 반기를 들고 나선 데서 비롯됐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실적이 저조한 적십자 회비 모금의 흑기사를 자청하고 나섰지만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시·군 이·통장 협의회장단을 만나 적십자 회비 모금을 도와달라고 당부했지만 이·통장들은 여전히 충북 한적에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충북 한적은 내달 초 도내 이·통장 4644명 모두에게 서한을 보내 협조를 당부하고, 오는 3월 말까지 2차 모금, 6월 말까지 3차 모금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회비 모금에 강제 동원되다시피 했던 관행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시작된 이·통장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충북 한적은 이런 현상이 매년 되풀이될 수 있다고 판단,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관련 법률 개정을 해당 부처에 건의할 방침이다.
공무원들이 법정 기부금 모금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기도록 기부금품 모집·사용법대한적십자사 조직법을 고치려는 것이다.
그러나 법률이 의도대로 개정된다고 해서 모금 목표를 정해 넣고 시·군별 실적을 공개하는 식의 경쟁에 시·군 공무원들과 이·통장들이 따를지는 미지수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모금 활동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칫 이들의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
충북 한적 관계자는 회비가 적게 걷히면 재난을 당하는 이웃을 돕는 데 큰 차질이 생긴다공무원들과 이·통장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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