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I)가 드디어 발사에 성공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0일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나로과학위성을 정상 궤도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한민국은 이로써 자체 개발한 로켓으로 우주에 진출하는 이른바 우주 클럽 국가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 첫 발사 시도 이래 두 번의 발사 실패와 수차례에 걸친 발사 연기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나로호 발사준비에 매진해온 항공우주연구원 등 우리 우주과학 기술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지난 2002년 소형위성발사체 개발계획에 따라 10년간 5200억원을 들여 추진된 나로호 개발 사업을 놓고 그동안 말도 많았다.

미국, 유럽 등 우주 선진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 때문이었음에도, 러시아의 1단 액체 로켓과 국산 2단 고체 모터로 이뤄진 나로호는 반쪽 짜리로켓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두 차례 발사 실패를 겪으면서 러시아와 불공정 계약 의혹도 불거졌고 발사체 개발 사업의 방향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발사 연기가 거듭되는 와중에 북한이 지난해 12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은하 3로켓으로 광명성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 것도 이런 비판과 함께 나로호 발사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이제 나로호의 발사 성공으로 그간의 비판과 우려 섞인 인색한 평가는 접을 수 있게 됐다. 10년의 나로호 개발 사업에서 우리 우주과학 기술진은 사업 성격상 발사체 제작 분야에선 다소 미흡했을지 모르지만 발사 실패 과정을 겪으면서 발사위성분리궤도 진입 등 발사체 운영 기술력을 축적했다는 평가다. 150여개 우주 산업 관련 업체와 45개 대학연구소가 참여해 10년간의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첨단 과학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우주과학 산업분야의 성장 모델의 전형을 따라 진행됐다는 이야기다.

나로호 개발 사업에 투입된 연구소대학의 연구진이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에 계속 참여하고 있는 것 역시 앞으로 순조로운 국산 발사체 개발 사업수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정부는 나로호 발사 사업과 동시에 2021년까지 15000여억원을 투입, 1단 액체로켓을 국내기술로 개발해 2021년 혹은 그보다 이른 시점에 3단 로켓을 쏘아 올리려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반쪽 짜리로켓의 불명예를 씻게 해줄 1단 액체 로켓 개발제작과 시험발사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과 인력을 집중적이면서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할 개발 단계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나로호 제작 과정 및 발사대 건설 및 발사 운용의 경험이 유무형의 자산이 돼야 할 것이다. 이번 발사 성공이 순조로운 국산 발사체 개발 사업의 초석이 되고 선진국과의 우주 과학 분야 격차를 줄이는 도약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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