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약속과 신뢰,원칙을 지키는 지도자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 장애인으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국민들에게 비춰진 첫 인상은 소아마비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헌법을 준수하는 서민풍으로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대선 마담역을 거쳐 인수위원회 위원장,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되기 까지도 야당에서 조차 탈이 없는 적임자 평을 듣기도 했었다. 순탄하게 갈 것으로 기대했던 김 후보자가 매서운 언론의 잣대를 비켜가지 못했다. 두 아들의 병역의무 이행과 부동산 투기가 여론의 도마에 올라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청문회 문턱도 가지전에 스스로 물러났다. 대한민국 박근혜 호가 출항도 하기전에 암초에 부딪혔다. 깨끗하고 청렴하며 유명한 법조인으로 법과 원칙에 입각한 실세 총리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기대를 모았었지 않은가.

그도 별수가 없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재산을 늘려가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게 속속들이 밝혀지고 두 아들의 병역의무를 소홀히 했던 전력이 문제가 되었다.

국민들 감정법은 평등이다. 특혜를 허용치 않는다. 일단은 능력에 알맞는 적재적소라는 인재 발탁이 아니라 도덕성,청렴성,법치라는 현미경 잣대를 먼저 들이민다. 정치권이나 공직사회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는 살아 남기가 쉽지않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어 너도나도 재산 늘어가는 재미로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시절이 있었기에 요즘 잣대로 평가하면 되겠는가 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적 법 감정은 민주화 이후 만들어진 행정 틀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대로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좌파와 보수의 대결적 양상은 논하지 않더라도 민주주의 제도가 그렇다. 다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이다.

대화와 설득을 통한 이해와 타협이 민주적 요체이고 바로 국민과 소통을 이루면 탈이 없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자는 보안을 핑계로 밀봉과 불통 인사를 선택했다가 첫 작품인 총리 지명자가 너무 나약함을 드러낸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무역 개방을 요구하는 열강들의 거센 풍랑을 헤처나가야 한다. 내편만 대리고 정부 조각을 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포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박 당선자는 ‘국민만 보고 나간다’고 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민국 인재 풀’에서 인재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박 당선자는 ‘첫’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탄생했다. 첫 총리 지명자가 사퇴한 것도 첫 사례이다. 좋은일이고 바람직한 일에 ‘첫’이면 괜찮지만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면 ‘촛불집회’로 혼쭐이 났던 이명박 정부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안철수 현상’이 요구하는 정치쇄신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김총리 후보자 자진 사퇴를 거울 삼아 대 탕평책을 펼친 인재등용 철학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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