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핵실험은 소형핵무기화 최종단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한국과 미국의 대북 핵 억제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미 당국자들이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더욱 강력한 대응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3일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이번 핵실험은 무기화로 가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면서 "핵실험 이후 파장이 만만치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대북 핵 억제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경계선에 와 있다"면서 "이제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반응은 지난 1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상황 인식과도 같은 맥락이다. 류 장관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핵개발을 위한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군과 정부 당국은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라늄탄은 개발 배치되고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우라늄량이 변하지 않아 사실상 영구적인 핵무기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플루토늄탄은 시간이 지나면 플루토늄 양이 줄어 폭발력을 잃거나 위력이 감소하게 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잠재적으로 우라늄탄을 다량 보유하는 여건을 확보하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 핵이 군사적으로 실존 위협이라는 인식 아래 한미연합사령부와 함께 대북 핵 억제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방부와 합참은 조만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기존의 핵 억제전략을 큰 틀에서 보완하는 방안을 보고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 방어와 방호 중심의 핵 억제전략 패러다임을 사전에 제거하는 공격적인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핵 공격을 가했을 때 방호체계 위주로 짜인 현재의 전략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단계를 고려할 때 대응계획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핵을 가진 나라에 맞서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핵무장이지만 이를 국가 정책으로 하는 것은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라면서 "핵을 사용하려는 징후가 보일 경우 사전에 제거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핵을 개발하거나 전술핵무기를 주한미군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우리 군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작전개념을 수립하는 데 대해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저항이 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미는 현재 확장억제위원회(EDPC)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ㆍ외교 차원의 시나리오를 마련중이다.

핵과 생화학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에 대해서도 탐지부터 요격까지 20분내에 실행할 수 있는 '킬 체인'(Kill Chain) 시스템을 2015년 이전에 구축할 계획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핵실험이 성공할 경우 북한은 대외적으로 더욱 고압적인 자세로 나올 것"이라며 "6자회담을 한국과 일본을 배제한 군축회담으로 바꾸고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변경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보여준다면 작년에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신형 미사일의 실전배치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작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아 지름 2m, 길이 18m 이상의 ICBM 추정 신형 미사일을 공개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은 아직 한 번도 시험발사한 적이 없어 작전배치 여부는 불확실했다.

이 미사일은 중국군 산하 업체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 차량에 탑재됐다. 중국이 작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서명한 것도 이 차량 제공 의혹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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